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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목사님들[취재수첩] 소위 ‘성공한’ 목회자들의 비결들

LA 모 대형교회 담임목사 청빙과 관련한 제보가 있어 취재를 진행한 적이 있다. 지금 한국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는 부자세급 교회 출신의 젊은 목사가 최종후보에 올랐다는 소문이 떠돌 때였다. 당시 같은 교단 소속의 일부 선배 목사들은 ‘젊은 목사'의 청빙에 언짢음을 표하기도 했지만, 급조된 청빙의 정당성을 변론하기 위해 다수의 관계자들로부터 적지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중 미국 동부의 신학교 관련자 몇몇과 취재를 진행할 때 들었던 이야기는 특히 기억에 남는다. 당시 친분이 있다는 복수의 목회자로부터 “A 목사는 신학교 재학 중 노무현 대통령 서거시 추모행사에도 갔던 분입니다"는 공통된 언급을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은 ‘힘있는 목사에게 붙어 대형교회나 쫓아다니는 사람이라는 항간의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노 대통령 추모식에 참가할 정도로 개혁적 마인드도 있는 분이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듯하다.

최근, 명성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목회자와 교인들이 미국과 유렵 등에서 483명이 서명했다고 한다. 이번주 12일 LA 기윤실 사무실에서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라는 보도자료도 보내왔다.

나는 이 성명서 초안이 만들어질 때 관련 단톡방에 가입된 적이 있다. 보도와 홍보에 대한 부탁이겠지 정도로 이해하며 그 방에 머물러 있었다. 그때 몇몇 목사님들이 이례적으로 명성교회 세습에 대해 강한 목소리를 내면서 개혁의 주장을 펼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오프라인 현장에서는 이보다 더 강하게 목소리를 높이는 목회자가 있다는 소리도 들었다. 평소엔 상상하기 힘든 언행이었다.

여담이지만, 당시 몇몇 목사님들의 언급을 보면서 지난해 남가주 교계를 시끄럽게 했던 미주복음방송 사건이 떠올랐다. 당시 우린 같은 교계 언론이라는 이유로 적극적인 보도는 삼가하고 있었지만, 그 내용과 자료는 충분히 확보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분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태를 무마하려 했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교계언론들을 모아놓고 100불짜리 광고를 던져주며 생색(?)을 냈던 불편한 기억도 떠오른다. 우린 그 자리에 초대받지 못했다. 어쩌면 그들과 우린 모처럼 공통된 생각을 하고 있었을 수도 있다.  

오늘날 소위 ‘성공한 목사님'들은 ‘참 똑똑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들은 나설때와 물러설 때를 잘 알고 있다. 괜히 영양가 없는 싸움엔 끼어들지 않고 체력을 안배한다. 귀찮게 도움을 요청하면 ‘기도하겠습니다', ‘축복합니다'라며 적당히 손뺄 줄 아는 것은 기본이다. ‘복음주의’라는 안전한 틀안에 머물러 있으면서, 사회적 공론이 모아졌을 땐 적당히 진보적 색깔도 보일 줄 안다. 21세기 급변하는 교회 정세를 고려하며, ‘개혁과 진보'라는 보험이 일정정도 필요함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보다 한 수 더 높은 목사도 계신다. 기회가 왔을 때 협박을 해서라도 원하는 것을 쟁취해야 함을 몸소 보여주시는 분이셨다.

오렌지카운티의 모 대형교회의 목사로부터 카톡을 받았다. 9년전 자신과 관련한 본지의 기사를 내려달라는 것이다. 관련자료를 보내주시면 검토한 후 결정하겠다고 하니, ‘법정소송을 하겠다'며 분개했다. 지난해 본지의 재판결과를 듣고 '지금이 기회다'라고 생각한 듯하다. ‘소송을 원하시면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답신한 후 ‘교훈은 실패에서 더 강렬하게 배우는 것이다', ‘아직 재판은 끝나지 않았다' 등을 쓰다가 사족처럼 느껴져 삭제했다.  

‘이쯤은 되야 대형교회를 담임할 수 있는 것이구나’, ‘교인들은 갈수록 우매해 가는데 목사들은 너무 똑똑해지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에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양재영  jyyang@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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