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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켈러, "복음주의는 트럼프와 무어 시대를 견딜 수 있을까?"
ⓒtimothykeller.com

[미주뉴스앤조이=신기성 기자] 뉴욕 리디머 교회의 팀 켈러 원로 목사는 지난 19일 The New Yorker에 “복음주의는 도널드 트럼프와 로이 무어 시대를 견뎌낼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켈러는 그의 칼럼을 ‘복음주의’라는 용어가 기독교 역사를 통해 어떻게 사용되어 왔는지를 설명함으로써 시작한다. 즉, 수세기에 걸쳐 기독교 내에 각기 다른 이름과 형태의 갱신 운동들이 있어 왔다고 주장하며, 그 운동들이 가지는 이름과 의미를 설명했다.

 

'복음주의'의 유래

복음주의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구원의 기쁜 소식을 공유하며 하나님의 뜻에 따라 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혹은 신앙운동을 지칭하는 것일까?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로 백인 우월주의의 공개적인 전면 등장과 샬로츠빌 신나치주의의 폭력 사태를 거치며 '복음주의'란 권력지향형 정치 집단인 것 같은 느낌도 든다. 

켈러는 새로운 신앙 운동을 하던 기독교인들이 종종 그들 스스로를 ‘복음주의자’라고 불렀다고 밝혔다. 믿음에 의한 구원을 강조했던 마틴 루터의 후예들도 그들 스스로를 이렇게 불렀고 영국 국교회 내에서 저(低)교회 갱신 운동을 주도했던 찰스 사이먼(Charles Simeon)도 이 호칭을 사용했다. 존 웨슬리가 이끈 18세기 부흥운동도 역시 복음주의로 불렸다. 1940-50년 대의 빌리 그래함과 다른 부흥사들은, 근본주의자들과 정통 교단들 사이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이 용어를 사용했다. 

켈러에 따르면, 복음주의 운동은 1970년대에 강력한 힘을 발휘했으며, 1990년대 중반에는 사람들이 복음주의라는 용어에는 익숙지 않았지만,그 영향력만큼은 미국 기독교에 있어서 지배적이던 주요 교단들의 위치를 능가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복음주의자라는 용어는 위선자들과 거의 동의어로 사용된다고 켈러는 주장한다. 복음주의란 이름은 이제 사람들에게 친숙하지만 그 의미는 완전히 변했다고 지적한다.

 

의미의 변질

1990년대 이후로 복음주의는 그 원래의 의미를 잃어버렸다. 스스로를 복음주의자라고 부르는 보수주의 기독교 지도자들에게 이에 대한 책임이 있다. 켈러에 의하면, 정치적인 견해에 관한 여론조사도 이 현상에 일조했다고 한다. 그들이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할 때, 신학적인 견해나 다른 판단 기준에 관한 고려 없이 단순히 거듭난(born-again) 기독교인 혹은 복음주의(evangelical) 기독교인이냐고 묻는다고 한다. 그리고 그렇다고 대답하는 사람들은 복음주의로 간주되곤 한다.

그렇게 대답한 사람들의 80% 이상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했으며 비슷한 비율의 유권자가 로이 무어에게 표를 던졌다. 일반적인 의미로, 복음주의는 두 가지 특성을 갖는다: 그들은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고백하는 사람들이고 정치적으로 완강한 보수주의자들이다.

켈러는 이렇게 주장한다: “복음주의자들은 높은 도덕적 기준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인식되어왔다. 하지만 잘 알려진 대로, 이 용어는 이제 위선자들과 거의 동의어로 사용되고 있다. 내가 1970년대에 이 용어를 나 자신을 지칭하며 사용할 때, 이것은 나는 근본주의자가 아니라는 것을 의미했다. 그리고 만약 지금 내가 이 호칭을 사용한다면, 사람들은 나를 근본주의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켈러의 이 지적은 기독교 복음주의의 가슴 아픈 현실을 드러낸다. 여러가지 신학적 이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보수 복음주의는 스스로 도덕적 우월성을 지켜왔다고 자부했었다. 하지만 최근의 선거 동향을 보면, 윤리적 결함 정도가 아니라 세상의 지탄의 대상이 된 사람들도 소위 복음주의 색깔을 내세우기만 하면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 복음주의자들에게는 신앙 윤리보다 자신들의 신념이 더 중요한 가치가 된듯하다. 그 신념은 윤리를 저버리면서까지 쟁취하고자 하는 반대급부를 지향해 왔다.

그들은 "우리"와 "그들"이라고 하는 이분법적 구도에 철저히 갇힌 채, "우리" 안에 있는 사람이면 도덕적 결함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여긴다. 또한 사람이 아무리 훌륭해도 우리가 아닌 그들 중의 일부라면 지지하지 않는다. 판단 기준은 능력이나 윤리가 아니라 "우리 편"인가 아닌가로 변질되었다.

 

복음주의(Evangelical)와 복음주의(evangelical)

켈러는 이 부분에서 정통 복음주의(evangelical)와 정치적 성향을 의미하는 복음주의(Evangelical)의 두 부류를 구분하기 위해 소문자 'e'로 시작하는 'evangelical'과 대문자 'E'로 시작하는 Evangelical을 구분해서 사용한다. - 편집자 주 -

켈러는 역사학자 데이빗 베빙턴(David Bebbington)의 주장을 예로 들어, 기존 교단들은 말씀의 일부분이 시대 상황에 따른 것이므로 문자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여기는 반면, 정통 복음주의(소문자, evangelical)는 성경 전체의 권위를 고수하는 보수적 형태를 띤다고 언급했다. 베빙턴에 따르면, 복음주의는 성서에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하고 사도신경이나 니케아 신조를 해석의 여지없이 문자 그대로 받아들인다. 또한 복음주의는 예수께서 진실로 그가 태어나기 전부터 성자로 존재하셨고, 동정녀에게서 태어났으며, 죽음으로부터 육체로 부활하셨다고 믿는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단순히 교회에 다닌다거나 일반적으로 도덕적 삶을 사는 것으로는 불충분한, 우리 죄를 대신해서 그리스도께서 희생하셨다는 믿음을 통한 확실한 개종의 필요성을 믿는다고 주장했다.

이와 반대로, 미국의 많은 곳에서 복음주의(대문자, Evangelicalism)는 개인의 사회 정치적 성향에 의해 좌우되는 시민종교 혹은 민간신앙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한다. 다른 말로하면, 정치적 고려가 신학적 신념보다 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는 것이다. 미디어가 이 복음주의자들의 투표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므로, 이제 이 단어는 절대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따르는 정치 용어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본래 복음주의는 미국과 전 세계에서 정치와 결합되지 않은 훨씬 광범위한 의미를 내포한다. 미국에서 신학적으로 보수적인 교단을 포함한 기존 교단들을 통해서 복음을 전하는 수백만의 복음주의자들(evalgelicals)이 있다고 켈러는 주장한다.

 

복음주의 용어는 아직 유효한가?

미국에서는 백인 복음주의는 쇠퇴하지만, 복음주의 전체적으로는 그렇지 않다. 켈러는 뉴욕시를 예로 들어 지난 15년에 걸쳐 새로 생긴 수십 개의 복음주의 교회는 정치와 결합되지 않았으며 그들 중의 소수만이 백인들이라고 밝혔다. “나의 견해로는 이 교회들은 인종 문제에 관한 정의와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는 문제에 있어서 백인 복음주의자들보다 더 헌신한다고 본다.”

그는 또한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그리고 아프리카 등지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개신교회들 대부분은 모두 같은 믿음을 공유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즉 복음주의 운동은 전 세계적으로 여전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역사적으로 기독교 변방지역이었던 이 나라들이 선교를 주도하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켈러는 ‘복음주의’라는 단어가 여전이 유용한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는 지금으로서는 ‘아닐 것이다’라고 대답한다. 새로운 도시 교회들은 분명히 주요 개신교단 교회들이 아니지만, 또한 그들은 사람들이 보통 생각하는 복음주의의 용어에 갇히지도 않는 듯이 보이기 때문이다. 켈러는 "누군가 얘기했듯이 우리가 복음주의라는 단어를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우리의 신앙을 잃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만약 복음주의자들이 그들 스스로를 무어라 부르든지 간에, 보다 더 다양한 인종들이 참여하는 리더쉽을 갖추고, 좌-우의 정치적 틀을 벗어난다면,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켈러는 진단한다. 이제 복음주의를 새롭게 정의해야 할 시대가 되었다.

신기성  shin@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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