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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세제안 반대하며 성경 낭독하던 기독교인들 체포돼빈곤과 정의, 이데올로기와 복음의 본질에 관한 근본적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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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주뉴스앤조이=신기성 기자] 공화당 세제안에 반대하며 상원에서 성경 구절을 낭독하던 기독교인 12명이 의사당 경찰에 체포됐다고 미 기독교 언론 소저너스(Sojourners)가 보도했다. 소저너스에 따르면, 이들은 성서에 나온 빈곤과 정의에 관한 구절을 읽으며 공화단 세제안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던 중이었다. 그들은 금주 중으로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투표에 참가할 상원의원들에게 직접적으로 성경 말씀을 들려주고 있었다.

https://sojo.net/media/christians-arrested-reading-scripture-senate-office-building

하원을 통과한 공화당 세제안은 중상층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부자들에게는 감세를 해주고, 실질적으로 소득이 낮은 사람들에게는 혜택을 줄이는 개악안으로 알려졌다. 공화당이 추진중인 세제안이 실행되면, 년간 백만불 이상 소득자들은 2027년까지 58억불의 세금 감면혜택을 받으며, 년간 40,000-50,000 소득을 올리는 평범한 가정은 53억불에 달하는 세금을 더 내야한다. 더구나 학자금 융자에 대한 비과세가 철폐되므로, 학자금을 융자받은 저소득층 자녀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또한, 씽크프로그레스(ThinkProgress)에 따르면,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에 2025년까지 천삼백만명이 추가로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과 의료 혜택의 기회를 앗아가는 것은 장차 우리 자녀 세대들에게 훨씬 더 살기 어려운 나라를 물려준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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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된 말씀들

시위에 참가한 기독교인들은 하나님께서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신다는 구절이 성경에 2,000번 이상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 중 대표적인 구절이 마태복음 25: 42이다. “너희는 내가 주릴 때에 내게 먹을 것을 주지 않았고, 목마를 때에 마실 것을 주지 않았고(개역개정)” 이 성경 구절이 낭독될 때 의사당 경찰들은 이런 행위가 위법임을 고지하고 경고방송을 한 후에 한명씩 수갑을 채워 연행했다.

경찰들이 와서 중단하고 해산하라고 주장하며, 이것이 첫 경고라고 얘기하자, 성경 말씀을 읽던 한 기독교인이 소리쳐 말하기를, “상원의원님들, 당신들의 영혼이 위험에 처해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이것이 당신들께 드리는 마지막 경고입니다”라고 했고, 같이 있던 사람은 아멘으로 답했다. 그녀는 이어서 “도움을 주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건강이 주께 있는 사람들은 행복하다. 소망이 주께 있는 사람들은 행복하다”고 외쳤다.

곁에 있던 이는 “법이 살아있고 정의가 깃들이던 곳이 살인자들의 천지가 되었구나”라는 이사야 1:21을 낭독했고, 그 사이 의사당 경찰들의 경고가 이어졌다. 이어서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고 하면, 가서 네 소유를 팔아서, 가난한 사람에게 주어라. 그리하면, 네가 하늘에서 보화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는 마태복음 19:21 말씀을 읽는 동안 연행이 시작됐다. 그리고 한사람씩 등 뒤로 수갑이 채워지는 순간에 이렇게 기도를 드렸다.

오 하나님, 주님의 강하신 능력으로 저희를 지켜주시고 저희를 강하게 해 주소서.

오 하나님, 저희가 주님을 섬기며 여기 서 있나이다.

당신의 의와 평화의 심판이 이 곳에 임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주님의 능력은 위대하시며 찬양 받기에 합당하나이다.

오 하나님, 주님은 하늘과 땅의 모든 왕들, 모든 지배자들, 모든 능력자들, 모든 상원의원들보다 뛰어나십니다.

밖으로 연행되어 나온 뒤, “이 작은 나의 빛” 찬양을 개사한 노래를 부르며 경찰들에게 호송되어 갔다. “의사당 위에 빛이 비추게 할거야!(All on Capitol Hill, I'm gonna let it shine)”

체포된 사람들 중에 연합감리교(UMC) 로버트 호시바타(Robert T. Hoshibata) 감독과 기독교 사회정의 활동가인 소저너스의 짐 월리스(Jim Wallis) 등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짐 월리스는 “이 법안은 우리가 지키기로 서약한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사야서 10장 1-2절을 인용해 이 세제안이 불의하다고 평가했다. “불의한 법령을 만들며 불의한 말을 기록하며 가난한 자를 불공평하게 판결하여 가난한 내 백성의 권리를 박탈하며 과부에게 토색하고 고아의 것을 약탈하는 자는 화 있을진저.” 미국 교회 협의회(The National Council of Churches)는 성명을 내고, "이 법안이 통과되면 가난한 사람들은 더 가난하게 되고, 부자들은 더 많은 혜택을 받게 된다. 연방정부는 부자들에게 감면해준 세금 때문에 1조 5천억에 달하는 부채를 추가로 부담해야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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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복음

이제 주말이다. 이번 주 강단에서는 어떤 설교들이 선포되어질까? 신앙생활 잘 하면 영원한 천국의 복을 누릴 뿐만 아니라, 상급을 덤으로 받는 다는 영적인(?) 선포들이 이번 주일에도 수 없이 많은 교회에서 들려질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설교를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거리에서 의사당에서 위험과 불이익을 무릎쓰고 외치는 선지자적 한마디가 보다 더 설교적이지 않을까?

왜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이 권력의 중심에 서면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더 힘들어지고 부자들과 권력자들은 혜택을 보고 더 부를 누리게 되는 것일까? 한국과 미국 공히 마찬가지이다. 전직 부시 대통령 때도 그랬고 한국 이명박 박근혜 정부 때도 그랬다. 박근혜는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한국 보수 기독교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었다. 백악관에서 성경공부를 하거나 기도회를 한다고 하는 대통령들은 한결같이 선지자적 외침을 거부하고 억압하는가? 왜 복음주의자들은 예수를 버리고 나라를 선택하는 것일까? 실제로 국가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부와 권력을 지켜줄 체제와 법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들은 날이 갈수록 그 체제와 법을 공고히 하기 위한 악법들을 끊임없이 만들어 내고 영구화 하고 있다.

오래전 이스라엘 권력자들이 선지자를 핍박하고 가두고 죽였던 것처럼, 여전히 오늘날의 세상 권력은 이사야서와 선지서를 낭독하며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에게 수갑을 채우고 핍박하고 있다. 심지어 예수께서도 체포되시고, 재판을 받으시고, 정죄를 당하셨다. 하지만 예수께서는 결코 로마 제국의 권력과 예루살렘 지도자들에게 굴하지 않으셨고, 그들은 메시아를 못박아서라도 자신들의 것을 내어주지 않는다. 오늘도 선지자적 외침을 부르짖는 예수의 제자들은 핍박받고 거부당하고, 예수를 못 박았던 그들의 후예들, 권력자들, 가진 자들은 여전히 진리보다 자신들의 특권을 선택한다.

그것이 사람들이 권력과 결탁한 교회를 비판하는 이유이다. 예수께서 거부하셨던 신앙의 변질을 그들에게서 보기 때문이다. “국가가 먼저인가 그리스도가 먼저인가? 애국이 먼저인가 복음이 먼저인가?” 한국과 미국에서 기독교인들이 물어야할 지극히 근본적인 질문이다. 

신기성  shin@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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