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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대의 정치와 번영복음의 기묘한 동거하버드 정치연구소 포럼에서 트럼프 시대에 번영복음의 영향력에 관하여 토의

[미주뉴스앤조이(LA)=마이클 오 기자] 트럼프의 집권으로 시작된 정치와 번영복음의 공생관계가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지난 월요일 (23일) 하버드 대학교 정치연구소의 케네디 포럼 (Institute of Politics’ John F. Kennedy Jr. Forum) 에서는 트럼프 시대를 맞이한 번영복음주의자들의 득세와 이에 따른 정치적 함의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이 이루어졌다. 

Forum "The Lure of the Prosperity Gospel in the Age of Trump" (source: http://iop.harvard.edu/forum/lure-prosperity-gospel-age-trump 갈무리)

번영복음의 기원

하버드 대학교 종교학 교수이자 목회자인 조나단 월튼은 먼저 번영복음의 기원을 추적하였다. 종교적 현상으로서 번영복음은 세계대전 이후 미국에서 일어난 오순절 계통의 부흥운동과 맞물려 본격적으로 출현하였다고 한다. 이것은 심음과 거둠의 법칙과 긍정적 사고방식에 대한 믿음, 그리고 성경을 하나님과 신자간의 계약으로 보는 독특한 관점이 합쳐진 것이라고 한다. 이 계약이란 하나님께서 합당한 믿음을 가진 자에게 물질과 건강의 축복을 준다는 것이다. 

번영에 대한 욕망 자체는 미국 개척 초창기부터 보편적으로 자리잡은 전통적 특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욕망이 전후 미국의 성장과정 가운데 본격적으로 자본주의의 세례를 받고 새로운 차원으로 사회와 정치 무대에 등장한 것은 번영복음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트럼프와 번영복음

Sally Quinn in the Forum (source:news.harvard.edu)

저명한 작가이자 언론인인 셀리 퀴인은, 이렇게 사회와 문화의 일반적인 특징으로만 잠재되어 있던 번영의 욕망을 엉뚱한 방향으로 인도한 번영복음주의자들의 영향력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번영복음은 그동안 대다수의 개신교와 복음주의권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였지만, 근래에 들어 트럼프의 등극과 함께 그들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고 한다. 특별히 폴라 화이트 등의 번영복음의 선두주자들이 대거 트럼프의 영적 자문단에 포함됨으로써 이러한 우려가 더욱 커져간다고 한다. 이들의 영향력으로 인하여 트럼프의 번영복음적인 특징과 성향이 더욱 강화 될 뿐만 아니라, 그의 정책과 정치적 행보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트럼프가 애초부터 번영복음의 전형으로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그의 정치 방식 또한 이에 기초한다고 지적하였다. 트럼프의 자문단이 부자들로 채워져있다는 비판에 대한 반응이, 그의 번영복음적 성향을 정확히 드러낸다. 그는 비판에 대해 오히려 ‘난 자문단이 오직 부자들로만 채워지기 원한다구. 난 가난한 자들이 내 자문단에 들어오는것을 원치 않아’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셀리 퀴인은 이 말을 트럼프가 단순히 교만하고 차별적인 태도와 성격 때문에 나온것이 아니라고 한다. 이것은 그가 번영복음적 믿음, 즉 부자들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며, 가난한 자는 그렇지 못한 사람이라는 믿음을 부끄럼없이 드러낸 것이라고 한다. 나아가 자신과 그의 무리들은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부를 누리는 사람들이며, 가난한 자들은 하나님의 축복에서 벗어난, 합당하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믿음 때문에 자신의 성공과 번영은 합리화하며,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비리와 부조리는 양심에 꺼리낌없이 무시하고 마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트럼프의 저돌적인 사업 방식과 정치적 행보 또한 전형적인 번영복음적 특징에 기인한것이라고 한다. 그는 무슨 일이든지 절대로 포기하지 않으며,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이룰때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것은 극단적인 긍정적 사고방식에 대한 믿음 혹은 긍정주의로, 오직 ‘하면 된다’와 ‘할수있다’만을 외치며, 성공과 번영을 제외한 어떠한 것도 보지 않게 만든다. 따라서 이런 믿음을 가진 사람은 성공과 번영에 대한 이유나 과정에 대한 고민없이, 오직 성공과 번영 그 자체를 추구할수 있는 에너지를 발산할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이것은 동시에 극단적인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그리고 자기애 (나르시시즘)에 빠지게 하여, 타자를 대상화하고 관계를 단절하는 계기가 된다. 

Jonathan Walton (source: news.harvard.edu)

트럼프의 유별난 행보와 정책은 이러한 번영복음적 특징을 통해서 보면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다. 주변 국가와의 관계를 무시하면서까지도 밀어붙이는 미국우선주의적 정책은, 미국이라는 번영의 주체가 긍정주의적 사고방식에 의해 질주하는 것으로 이해할수 있다. 대선 캠페인 과정에서 그와 상반되는 사회, 경제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에게 지지를 받는 이유도, 그가 상징하는 번영복음적 페르소나 때문이라고 할수 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가난한 계층의 사람들은 트럼프를 번영의 모델로 삼고, 그가 제시하는 번영을 이루기 위해, 그를 지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생각하게 된것으로 볼수 있다. 

 

트럼프 시대의 번영복음

워싱턴포스트의 논설위원이자 하버드 대학교 객원교수인 디욘 주니어는 지난 몇세기 동안 주류 개신교는 미국 사회를 묶어주는 아교를 제공해 주었다는 데 주목하였다. 이로 인해 미국 시민들은 항상 선한 일을 하고 약자를 도와주려는, 일정한 공동체성을 공유해 왔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날 미국은 이런 아교를 어느 순간 잃어버렸다고 개탄하였다. 그것은 역설적이게도 같은 개신교로부터 뿌리쳐져 나온 번영복음의 영향력이었으며, 이러한 영향력은 트럼프의 등극으로 더욱 심화되어 가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진정한 정치와 복음의 회복을 위하여

정치와 종교의 상관관계는 오랜 시간 뜨거운 감자이자, 수많은 역사적 순간들을 만드는 원천이 되곤 하였다. 정치와 종교의 유착관계가 오늘날 트럼프 시대처럼 수많은 부정적인 효과를 일으키긴 하지만, 단순히 정치와 종교의 관계 자체가 문제의 원인은 아닐것이다. 문제의 시작은 서로 이질적인 정치와 종교가, 각자의 본질에서 벗어나, 서로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공생관계를 형성할 때 부터라고 할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공생관계의 전제 조건이 되는 정치와 종교의 부패 혹은 혼합주의가 문제의 원인이라고 할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번영복음은 신앙과 자본주의적 욕망의 최악의 혼합이라고 할수 있으며, 이러한 혼합이 기존 정치와 사회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할수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문제의 해결은 신앙 가운데 있는 자본주의적 혼합물들을 분별하고, 그로 부터 복음의 역동성과 저항성을 회복하는 것에서 시작할수 있다. 나아가 이러한 복음의 역동성과 저항성으로 단순히 정치와의 유착관계를 끊는 것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정치의 회복을 위하여 정치를 통한 복음적 사유와 복음을 통한 정치적 사유를 상상하는 지점까지 나가야 할것이다. 

마이클 오  michaeloh@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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