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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 운동권에서 개신교 변호사로[서평] 기독 법률가 이병주 변호사,『박근혜 사태와 기독교의 문제』
이병주 변호사

[미주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서울대 물리학과, 마르크스 레닌주의에 빠진 운동권, ‘반제동맹' 사건으로 국가보안법 실형선고, 지방 시위운동 선전책임자, 사법시험 합격, 미국하버드 로스쿨(LLM), 대형로펌인 ‘세종' 변호사, 기독법률가회의 실행위원 겸 국제국장, 미국 풀러신학교 신학석사(MAT)…

이병주 변호사의 인생을 한 마디로 정리한다면 ‘예측불가'라고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그는 청년기 학생운동의 질풍노도를 경험했으며, 사법시험 합격후 하버드와 대형로펌의 황금기를 걷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의 행보를 보면 그의 인생의 종착역은 ‘기독교'가 될 지도 모르겠다.  

이 변호사는 1980년대에 군부독재 치하에서 20대 시절의 약 10년을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그 기간을 통해 정치적 민주주의에 대해서 몸과 마음으로 많은 경험과 고민을 하게된다. 이후, 1990년대 이후 약 20년 동안 변호사 일을 하면서 현실 생활 속의 법률적 민주주의와 문제에 대해서 실무적인 경험과 고민을 해왔다.

2000년대 초반, 그는 화려한 변호사의 길을 걸으면서 느꼈던 인생의 실존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기독교인으로 회심했다. 골수 ‘운동권'에서 ‘크리스천변호사'로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세번째 저서인 『박근혜 사태와 기독교의 문제: 기독교인들에게 민주주의는 무엇인가?』(2017, 대장간)의 출간은 당연한 결과물로 보인다.  

이 변호사는 기독교로 회심한 후 ‘어떻게하면 기독교인이 세상의 현실과 직장의 삶에서 치열하게 믿음과 인생을 연결시킬 수 있을까?’를 놓고 씨름해왔다. 그런 문제의식이 결국 미국의 풀러신학교에서 신학석사(MAT) 과정을 밟게 했고, 신학을 공부하면서 느꼈던 기독교의 ‘신앙'과 ‘정의',’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이 책에 쏟아부었다.

'박근혜 사태와 기독교의 문제'(이병주 저 / 대장간 / 2017)

그는 이 책을 통해 2016년 박근혜 탄핵정국 사태 속에서 드라마 조연처럼 등장하던 유일한 종교인 한국의 기독교를 바라보며 가졌던 당혹감과 자괴감을 담담하게 그리고 있다. 탁핵정국에서 많은 기독교인들이 ‘우리가 이런 꼴을 보려고 독실한 기독교인이 되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 책에 드리워진 박근혜 탄핵정국 속의 기독교의 모습은 ‘꼴불견'이란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겠다.  2016년 10월 최순실 국정조사 추진 방해를 위해 단식을 하던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의 머리 맡에 놓인 ‘성경' 책을 시작으로, 한국 양대 개신교 교단연합체의 정권 줄타기, ‘서석구 변호사의 기도'와 ‘태극기집회의 대형 십자가' 등으로 이어졌던 한국 기독교의 민낯을 고스란히 그려내고 있다.

“기독교는 인간에 대한 불신을 근거로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일정한 의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의 민주주의는 거꾸로 여러가지 방면에서 기독교인들에 대하여 의문과 의심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기독교인들이여, 당신들은 민주주의를 뭐라고 생각하는가?’ 기독교인들은 이 질문을 스스로, 자신에게 물어봐야 합니다"(본문중)

하지만, 박근혜 사태를 통해 기독교는 당혹감과 자괴감 속에 빠지기도 했지만,  그는 결코 ‘한국 기독교는 박근혜 사태 속에서 그냥 망가지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박근혜 사태가 민주주의와 관련해서 우리나라에서 수십 년간 남아 있었던 반민주적이고 독재적인 잔재를 일소하고 새 출발을 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면, 박근혜 사태는 기독교와 관련해서도 우리 나라에서 수십 년 간 지배적이었던 권력지향적 기독교의 국가주의 우상숭배와 맹목적인 반공주의 기독교의 시대착오적인 정치성을 일소하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결정적인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습니다.”(본문중)

그의 장점은 말과 이론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데 있다. 그의 언행은 차분하지만, 확신이 서면 언제나 주저하지 않는다. 느릿하고 어딘가 어눌한 말투이지만, 소신과 관련해서는 눈빛이 달라진다. 일을 추진하는 모습 속에서는 젊었을 적 투사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지난해 풀러신학교 한국어과정 사태가 발생했을 때 법률적 지식(그는 캘리포니아 변호사 자격증도 가지고 있다)을 바탕으로 학교 측의 부당한 처사에 대항한 것은 어쩌면 그의 인생을 반추할 때 특별할 것도 없는 일이다.  

“지난 20년동안은 나름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신앙생활을 하면서, 약 10년 동안의 기독법률가회 활동과 최근 안식년을 이용한 풀러신학교에서의 신학 공부를 통해서 ‘기독교적 입장에서 세상과 인간의 삶을 어떻게 이해하고, 기독교와 민주주의의 관계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붙잡고 씨름해 왔습니다.”

이 책은 인간 이병주의 ‘기독교’와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이 그대로 담겨져 있다. 공허한 말과 주장만 난무하는 오늘, 그의 럭비공 인생의 행적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이 책이 공허함과 자괴감 속에서 헤매고 있는 많은 기독교인들에게 작은 울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의 다른 저서로는 인간의 본성적 한계와 인간 분쟁의 원리를 욕이라는 개념으로 분석한 『호모욕쿠스-욕해야 사는 인간』(2014, 아포리아)과 한국교회를 살리기 위한 평신도 신앙운동의 이론적·실천적 비전을 모색한 『평신도의 발견-한국교회의 위기극복을 위한 회생계획』(2015, 아포리아)이 있다.

양재영  jyyang@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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