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 2017.11.23 목 08:28
상단여백
HOME 국제/선교 유혜연의 선교일기
아버지의 기적이다. 이렇게 예비하셨구나.

현지 도착 3개월후부터, 아이들을 보낼 현지 학교를 수소문하면서 나의 믿음 없음이 드러나며 나를 힘들게 했다. 집에서 가까운 학교들은 이런저런 이유에서 보낼 수가 없었고, 조금 시설이 괜찮고 수준(?)이 있는 학교들은 영어하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학비외의 도움을 요구했다. 학기 시작이 다가오면서 마음이 초초해 지기 시작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하며 엄청나게 훌륭한 학교를 예비하셨으리라는 믿음은 흔들렸고, 기도는 점점 힘을 잃어갔다. 그저 “믿는 교사 한 명이라도 있는 학교로 보내주세여”로 수준을 낮추었다. 외국인 학교 외에는 완전 사립 학교가 없기에 크리스천이 공립학교에서 근무하는 것은 아주 드물고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친구의 친구의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괜찮은 학교가 있다고. 당장 친구를 끌고 달려갔다. 당연히 나의 현지 언어는 “빵”인 상태였기에. 교문 들어서는 순간, 아~하! 했다. 믿음 없는 나에게 갑자기 믿음이 밀려왔다, 여기구나. 그렇게 2004년 가을 학기부터 첫째 6학년, 둘째 5학년, 셋째 1 학년, 현지 학교생활이 시작됐다. 당연히 우리 아이들의 현지 언어도 “빵”인 상태였다. 

몇몇 선배 선교사님들은 이 결정을 말렸다. 미국에서 있다 온 아이들이 적응할 수 없을 거라고, 학교에서의 좋지 않은 경험들이 선교지과 현지인들을 싫어하게 될 수도 있다고. 하지만 홈스쿨이나 국제 학교에서는 현지 언어와 문화를 배울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아이들을 떠밀었다. 집에서 차로 50분 이상 가야 하는 학교. 가을이 지나 겨울이 되자 별 보고 나가서 별 보고 돌아오는 ‘별 보기 운동’이 되었다. 그렇게 위태위태한 첫 학기가 끝날 무렵, 미국에서 어느 교회 성가대가 단기로 오는데 아이들 학교에서 성탄절 맞이 음악회 같은 것을 할 수 없냐는연락이 왔다. 당연히 미국에서 오는 합창단이라 설명을 하고. 학교에서의 반응은 아주 호의적이었다. 백인 흑인 남미계 등이 골고루 섞인 사진을 보고 아주 흡족해하는 눈치였다. 사진 크게 찍어 학교에 걸면 근사할 것 같았는지.

드디어 그날이 왔다. 살짝 신경이 쓰였지만, (준비한 음악이 완전 모두 성탄절 성가/찬송가고 캐럴 하나 없었기에) 아버지께서 알아서 하시겠지 하고 마음을 가다듬었다. 학교 강당에 아이들과 부모들이 가득 들어찼다. 성가가 울렸다. “임마누엘, 임마누엘…” 이런 감사한 일이 또 있을까? 이 땅 이런 장소에서 찬양이 울려 퍼지다니. 음악회가 거의 끝나갈 무렵 무심코, 교장선생님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녀의 심장에 무언가 의미심장한 일이 일어나는것 같았다. 나보다 2-3살 많은 아주 멋지고 당당한 그분의 볼이 상기되고 눈가가 촉촉해져있었다. 

행사가 끝이 나고 교장선생님이 밤이 늦었으니 우리 아이들과 나를 본인 차로 집에 데려다준단다. 얼른 냉큼 탔다. 조금 전 마음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너무 궁금해서 마음이 요동쳤다. 하지만, 아직 개인적으로 만나본 적도 없는 분에게 머라고 물어봐야 하나, 당연히 내 현지어 수준은 7개월 아기 수준이었다. 답답 또 답답했다. 차가 움직이고 감사하다고 하고, 이제 물어봐야 하는데 나의 짧은 언어가 히말라야만큼 높은 장벽으로 가로막고 있었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문장이나 단어가 조합되지 않았다. 그때, 내 무모함이 발동이 걸렸다. 무조건 크리스천이냐고 물었다. 밑도 끝도 없이, 확실히 생각나는 단어가 ‘크리스천’ 밖에 없어서. 잠시 정적이 흘렀다. 아 못 알아 들었나? 아님 기분이 상했나? 가슴이 쿵쾅거리는 순간, 그렇단다. 그렇단다. 그렇단다. 이미 믿은 지 9년이지만, 신분 문제상 교회생활은 꾸준히 못한다고. 기적이다, 그녀가 예수 안에서 한 가족인 것이. 기적이다, 내가 이 모든 말을 알아들은 것이. 아버지의 기적이다. 이렇게 예비하셨구나. 

그 후로 비밀리(?)에 정 교장과 교제하면 안 사실은 더더욱 놀라웠다. 의도적으로 학교에 젊은 믿는 교사들을 심어놓았단다. 병아리 눈물만큼의 믿음으로, 믿는 교사 한 명만이라도 있는 학교로 보내주세요 하던 기도를 뻥 튀겨서 응답하시는 기막힌 아버지의 센스 때문에 기도가 신나고 흥분되는 것이 아닌지. 그 후로 울 집 삼 남매의 학교생활은 아주 순탄했다. 교장선생님의 ‘비호’ 아래. 그리고, 그 학교에서 많은 사역들이 진행되었다.

아버지, 진짜 참말로 너무 멋지십니다. 울 하늘 아버지 울트라 짱!!!

글쓴이 유혜연 선교사는 현재 LA에 거주하며 Salt & Light Community Church를 남편과 함께 섬기며, 가정 세미나, 상담 사역을 하고 있고, 선교지 사역도 병행하고 있다. 

유혜연  esthersmn@hotmail.com

<저작권자 © M 뉴스앤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의견나누기(0개)
코드를 입력하세요!   
0 / 최대 3200바이트 (한글 1600자)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상세보기]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