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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심적 교회를 꿈꾸며[대안적 목회 및 사역 탐방] 버뱅크 새길교회 박원일 목사 인터뷰
미주 뉴스엔조이는 미주의 한인 교회와 신앙의 현실을 되돌아보고, 보다 나은 내일을 전망하고자 ‘대안적 목회 및 사역 탐방’ 시리즈를 마련하였다. 곳곳에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고민과 실천을 통하여 대안을 마련하고자하는 목회자와 사역자들이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보다 나은 교회와 신앙의 내일을 그려보고자 한다.

[미주뉴스앤조이(LA)=마이클 오 기자] 캘리포니아 버뱅크시에 위치한 새길교회의 박원일 목사를 만나 보았다. 교회는 동네 한 모퉁이에 자리를 잡고, 주변 주택들과 마치 어깨동무라도 하듯 자연스럽게 어울어져 있었다. 화려하거나 세련된 모습으로 우뚝 쏟아 있기보다는, 언제든지 드나들었던 시골 친구집처럼 편안하고 친근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박원일 목사는 새길교회가 이처럼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곳이라고 설명한다. 단지 교회의 모습 뿐만 아니라, 교회가 시작된 과정이나, 이후 함께 신앙을 나누고 찾아왔던 여정이 그렇다는 것이다. 누가 주도하거나 이끌기 보다는, 다 함께 만들어가고, 더불어 함께 신앙과 삶을 나누는 평신도 교회가 새길교회라고 이야기 한다.

박원일 목사 ⓒ <미주뉴스앤조이 브라이언 정 기자>

새길교회와 목사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새길교회는 지난 2008년 시작되었으며, 클레어몬트 소재 DSF (Disciples Seminary Foundation)에서 첫 예배를 드리고, 파사데나 First Congregational Church를 거쳐, 2009년 현재 First Christian Church of Burbank로 위치를 이전하여 예배를 드리고 있다. 현재 40여명 정도의 교인들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교인수는 적지만 교인들의 자발적인 동참으로 다양한 사역팀을 이루고 있으며, 모두가 함께 교회를 이루어가는 역할을 한다. 목회팀도 이중 하나로써 3명의 목회자(박소영, 박원일, 원대연)가 소속되어 교회를 돕고 있다.  

새길교회가 속해있는 교단은 크리스천교회 (제자회)이다. 미주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난 교단으로써, 한국에서는 잘 알려져있지 않으나, 미주에서는 가장 큰 교단중의 하나이다. 진보와 보수를 함께 아우르며,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교회들이 소속되어 있다. 성찬과 침례를 중심으로 하나, 다양한 전통과 성서해석을 존중하는 열린 교단이다. 

현재 본인은 교육 담당 목사로서, 주로 다양한 성경공부와 여타 세미나 및 말씀에 관련된 사역을 하고 있다. 1980년에 이민을 와서, 워싱턴 주립 대학교에서 철학(B.A.), 프린스턴 신학교에서 목회학 (M. Div), 그리고 클레어몬트 대학원에서 종교학으로 학위(Hebrew Bible, PH.D.)를 받았다. 목회자와 학자로써의 여정 가운데 두 권의 저서 <The Book of Amos as Composed and Read in Antiquity>(2001)와 <마가복음 정치적으로 읽기>(2016)를 내어놓았다. 중요한 주제로 삼고 있는 것은 ‘신학 다시하기’이다. 이는 신학/신앙과 삶의 일관성에 관한 고민이자 실천이다. 오늘날 교회와 신앙의 문제는 종래의 틀이 삶을 변화시킬 능력이 없다는데 있다. 이에 성서와 삶에 대한 새로운 조명을 통하여 보다 실천적이고 실질적인 삶의 변화와 내용으로써 신학/신앙을 하고자 한다. 

 

평신도 중심 교회

새길교회의 시작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설명해 달라

새길교회의 시작은 여느 교회들의 개척과 비교해볼때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당시 기존 교회에서 가진 의문점과 고민으로 교회 생활을 중단한 분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이분들과 우연한 만남 가지게 되었는데, 함께 이러한 고민과 질문을 풀어갈수 있는 정기적인 모임을 갖자는 제안이 있었다. 그래서 시작하게 된   모임이 오늘날의 새길교회에 이르게 되었다. 

비록 우연한 만남과 자발적인 동기에 의해 생겨난 새길교회지만, 이러한 시작은 여전히 새길교회에 중요한 정제성을 제공한다. 그것은 바로 평신도 중심의 교회라는 것이다. 새길교회는 결코 소수의 목회자나 리더들이 의미와 방향을 정하고 대다수가 따라가는 교회가 아니다. 처음 시작이 그러했듯이, 언제나 각자가 가진 질문과 필요를 있는 그대로 긍정한다. 그리고 그것들을 함께 도와 해결하고 나누려 한다. 모두가 공동의 목적, 진실한 신앙을 위해 자발적으로 모인것이고, 그래서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방향을 정하고 의미를 발견해야 한다면, 모두가 함께 그 일을 한다. 홈페이지에 소개된 새길교회의 슬로건은 이것을 잘 설명하고 있다. 특별히 ‘만인 제사장의 원칙을 가지고 안수받은 목사와 평신도들이 함께 예배와 교육, 봉사와 선교, 영적 성장을 도모하고 참여합니다.’ 라고 명시된 신조는 이를 잘 뒷바침한다. 

 

평신도 중심 교회로써의 특징은 무엇인가?

우선 평신도와 목회자의 관계에 대해서 먼저 설명을 해야할것 같다. 일반적으로 평신도와 목회자의 관계를 비대칭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평신도는 신앙에 있어서 열등한 존재로 인식되고, 목회자는 이들에게 가르침과 방향 설정 등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존재로 나타난다. 하지만 새길교회에서는 이러한 정의의 평신도도 목회자도 없다. 모두가 똑같은 권위와 영향력을 행사하며, 서로에게 배움과 도움을 주고 받는다. 모든 사람이 평신도 이며, 그 평신도가 교회의 중심이다. 다시 말해 모두가 교회의 중심이자 주인인것이다. 

<마가복음 정치적으로 읽기> (박원일 저 / 한국기독교연구소/2016년)

따라서 사역의 현장에서도 더이상 평신도와 목회자의 구분이 없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달란트를 활용하여, 자신의 신앙을 실천하고 나누는 것이 우리의 사역이다. 목회자라고 따로 특별한 위치와 권한을 가지지 않는다. 단지 교회의 다양한 사역중에 목회자로써 받은 교육과 전문성을 나름데로 나누는 것일 뿐이다. 다시 말해 목회자도 한 평신도로써 교회를 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목회자가 받는 사례에서도 드러난다. 특별히 목회자라고 다른 일반 사역자와 차별해서 사례비를 지급하지 않는다. 교회에 사례를 받는 전문 사역자라면 목회자를 포함하여 누구나 비슷한 수준의 사례를 받고 있다. 따라서 목회자들도 나름의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자발적인 성도의 한명으로써 교회를 섬기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역자들은 재능기부나 자원봉사의 형식으로 참여를 한다. 

이러한 사역의 구조는 보다 많은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사역에 참여할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었다. 다양한 사역들이 계속해서 진행되고 있으며,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 성서와 신학 교실, 라이프케어 센터, 쉘터 서비스, 티후화나 집짓기, 그리고 각종 기획 세미나 등 성도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사역들이 진행되고 있다. 한편 이러한 사역을 위한 교회 재정을 꾸준히 높여가고 있다. 기본적으로 목회자를 위한 재정 부담이 적으므로, 전체 예산의 40%를 목표로, 현재 20% 이상의 재정이 사역 및 사회환원에 사용되고 있다. 

평신도 중심 교회는 질문하는 교회이기도 하다. 기존의 주어진 설명이나 가르침을 여과없이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되돌아보고 질문하는 것이다. 이러한 질문을 통하여 보다 깊이 있고 진실한 신앙으로 나가갈수 있다. 또한 공동체 가운데 질문의 과정을 통하여 서로의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고, 나아가 각자가 주체적인 신앙인으로 세워지게 된다고 믿는다.  

평신도 중심 교회로써 또 다른 특징 중의 하나는 설교이다. 우리 교회의 설교는 열린 설교라고 할수 있다. 그 내용에서 뿐만 아니라 형식과 설교자도 열려있다. 설교에서의 가장 중요한 초점중의 하나는 청중과의 소통이다. 일방적으로 설교자가 메세지를 전하고, 청중은 그저 수용하기만 하는 수동적인 방식에서 벗어나기위해 다양한 시도들을 하고 있다. 설교 가운데 청중과 질의 응답을 하기도 하고, 질문을 받기도 하는 등 다 함께 참여하는 설교를 하고 있다. 얼마전에는 설교자와 청중들이 함께 패널이 되어, 한 주제에 대해 토론을 하는 형식의 설교시간을 가지기도 하였다. 

설교자 또한 단순히 전문 목회자 그룹에 국한시키지 않고, 평신도들도 설교자가 되어 자신의 경험과 신앙, 그리고 전문적 영역에서의 메세지를 전하고 있다. 이것은 설교를 단순히 신학적이고 목회적인 말씀의 전달로만 보지 않기 때문이다. 설교는 교회의 모든 구성원이 자신의 목소리로 그들의 삶과 신앙의 여정을 나누고, 각자의 영역과 시각에서 말씀을 나누는 장으로 열려있다. 또한 이러한 시간을 통하여 살아있는 말씀을 경험하는 장소로써 교회가 이루어져 가고 있다. 평신도 설교를 더욱 의미있고 확대하기 위하여, 평신도 설교반을 기획하여 추진하려고 한다. 단순히 설교의 기술이나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왜 평신도들이 설교에 참여해야 하며, 그들의 목소리가 교회에 어떤 의미를 가지게 되는지를 함께 고민하고 배워보는 시간이 될것이다. 

 

새길교회의 목적과 대안이란? 

수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고 있다. 이른바 가나안 성도 현상이다. 하지만 이들이 진정 신앙을 떠났는가 질문해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기존의 교회에서 만족을 하지 못하였을 뿐, 여전히 신앙의 허기에 갈급해 있다. 다양한 삶의 상황과 형태에서 나오는 요구를 기존의 교회가 온전히 채워주지 못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따라서 누군가는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들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허기를 채워주어야 한다. 새길교회는 이러한 허기를 채워주는데 목적이 있다.

문제는 이러한 허기가 단지 다른 설교, 다른 사역 등 교회가 제공하는 서비스 혹은 컨텐츠의 개선으로 채워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사람들은 그 내용이 무엇이었던지, 더이상 일방적인 메세지와 그에 대한 복종으로 신앙을 이해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해와 공감을 원하며, 나아가 진정 의미있는 삶을 살고 싶어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교회의 비대칭적인 구조와 일방적인 소통 방식을 바꾸어야 한다.

새길교회가 이해하는 대안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교회의 중심을 더이상 소수의 목회자와 리더들에게 두지 않고, 모든 구성원들이 중심이 되는 구조적 변화이며,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교회를 만들어가는 방식의 변화일 것이다. 

 

보람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써 행복감을 느낀다. 마치 배고팠던 청년 시절, 유일하게 의지하였던 신앙의 에너지를 다시 느끼는 것 같은 때가 많다. 그러한 교회에 한 일원으로써 살아갈수 있다는게 보람이고 기쁨이다. 또한 작은 능력이나마 그동안 간직하고 있던 배움을 함께 나눌수 있어서 좋다. 이것은 단지 나만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새길교회에 나오는 많은 분들 역시 그들의 달란트와 열정을 사용할수 있는 터전으로서 이 교회를 좋아하는것 같다. 그런 모습을 보는 것 또한 보람이 될 때가 있다.

 

앞으로의 과제와 소망이 있다면?

교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감히 전체의 과제를 말할 수 없을거 같다. 하지만 작은 바램이 있다면 지금 준비중인 평신도 설교반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신앙을 발견하고 주인이 되어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탈중심적 교회

성장과 성공의 신화 가운데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의 세상과 교회에게 중심은 중요한 말이다. 중심이 어느 한 곳에 집중될때 비로소 방향성과 함께 속도가 생기게 되고, 이로 인하여 성장과 성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심이 생긴 집단에서는 반드시 폭력과 소외가 일어난다. 모든 구성원이 중심이 정한 방향과 속도에 맞추어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 속에 각자의 방향과 속도, 그리고 의미와 가치는 더 이상 인정받을수 없다. 동일성과 획일성에 따라 모든 존재들이 고유한 차이와 가치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새길교회의 중심은 평신도라고 이야기한다. 이 말은 교회의 중심이 어느 한 곳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펼쳐져 있다는 말일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과도한 중심으로 생긴 획일성과 동일성에 대한 저항일 것이며, 그 자체로 탈중심이라는 대안으로서 우리에게 진중하게 다가온다. 

특별히 성장과 성공이라는 폭주기관차의 질주로 많은 상처와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한국 및 이민 교회의 현실에 있어, 새길교회의 여정은 우리에게 새로운 교회의 모습과 의미를 보여주고 있는거 같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그들의 걸음걸이가 이 어지러운 세상 가운데 중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이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마이클 오  michaeloh@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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