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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울거나 손가락질 하거나라스베가스 대량학살에 대한 반응들
ⓒcountry1011.com

 

[미주뉴스앤조이=신기성 기자] 59명의 사망자와 최소 500명 이상의 부상자를 낸 사상 초유의 라스베가스 총기 난사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벌써 희생양을 만들어 비난을 쏟아내는 사람이 있다.

http://religionnews.com/2017/10/03/you-have-been-warned-pat-robertson/

 

희생양 찾기

세계적으로 엄청난 재난을 당할 때마다 약자들을 비난하며 저주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내었던 펫 로버트슨 목사가 그 당사자이다. 그는 아이티에 지진이 났을 때도 '프랑스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아이티인들이 악마와 맺은 계약 때문에 저주를 받은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발언으로 수많은 사람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9·11 테러 때는 “무신론자, 낙태주의자, 동성연애자 들을 벌하고 우리 사회를 보다 안전하게 만들려는 신의 채찍”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남부를 휩쓸고 수많은 사상자를 냈던 때에도 “동성애자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했었다. 그의 망언 퍼레이드는 도무지 멈출 줄을 모른다. 그는 한 때 대통령 선거에도 나갔던 유명인사이며 방송설교로 부와 명예를 누리는 보수 기독교 목사다.

펫 로버트슨 목사 (사진: 유투브 갈무리)

종교뉴스서비스(Religion News Service)의 리차드 모우(Richard Mouw)는 로버트슨이 이번 라스베가스 참사를 빌미로 또 다시 누군가를 비난하는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모우에 따르면, '미국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불경(disrespect)"이 하나님의 복수를 불러왔다'고 로버트슨이 주장했다고 한다.

모우는 인간 사회의 이런 비극을 일으키는 하나님의 특별한 목적을 안다고 선포하는 것의 위험성에 관하여 역사적으로 많은 경고가 있어왔다고 강조한다. 불특정 다수에게 일어난 재앙은 결코 희생자들이나 피해자들에게 책임이 돌려져서는 안 되고, 돌릴 수도 없다. 그런 사람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리는 것은 참으로 무자비하고 잔인한 행위이다.

모우는 함부로 하나님의 뜻을 빌어 막말을 내뱉는 사람들에게 예수님의 경고의 말씀을 떠올려 준다.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사람이 무슨 무익한 말을 하든지 심판 날에 이에 대하여 심문을 받으리니” (마 12:36)

그리고 그는 분명히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펫 로버트슨, 당신은 경고를 받았다!”

 

우는 사람들과 함께 우는 교회

한편,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피해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철야기도회로 모이는 교회도 있다. 라스베가스에 있는 국제교회(International Church of Las Vegas)는 300여명의 교인들이 모여 기도회를 가졌다. 그들은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묻지 않았다. 교회 목사인 팀 로버슨(Tim Roberson)은 그 질문을 하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이 아프고, 우리는 그들과 함께 아파한다.” 이것이 로버슨 목사의 대답이었다.

http://www.latimes.com/nation/la-las-vegas-shooting-live-updates-a-pastor-s-lament-our-people-are-1507002474-htmlstory.html

캔사스시티와 워싱턴 레드스킨스의 미식축구 시합 전에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하자는 메시지가 보인다. (사진 출처: Los Angles Times, ⓒLarry W. Smith/ EPA-EFE-REX-SHUTTERSTOCK)

이런 예배가 라스베가스를 포함한 미국 전역에 걸쳐 많은 곳에서 드려지고 있다. 기도회와 촛불 집회가 버지니아, 테네시, 캘리포니아 등에서 열린다는 소식도 들린다. 월요일 밤 워싱턴과 캔사스시티의 미식 축구 경기를 관람하던 관중들은 라스베가스를 위한 기도를 촉구하기도 했다.

총격 사건 현장에서는 네 명의 목사들이 희생자들의 신원확인 절차를 돕는 일에 참여하기도 했다. 그 중의 하나인 로빈 가르시아(Robyn Garcia) 목사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테네세주에서 온 외과의사 헤더 멜튼(Heather Melton)은 총성이 크게 울린 후에 그녀의 남편 소니(Sonny)와 함께 뛰고 있었다. 소니는 그녀를 뒤따라 도망치던 중에 총에 맞았고, 아내를 보호하며 그녀 위에 쓰러졌다. 그녀는 남편을 살려보려고 했지만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멜튼은 생존자들 중의 한명이었다. 그녀는 “남편이 나를 살렸다”고 말하며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라스베가스 촛불집회 (사진 출처: Los Angles Times, ⓒDrew Angerer / Getty Images)

 

비난 대신 공감을

억울하고 억장이 무너지는 사연이 어찌 이 한 사람만의 것이겠는가? 희생자들과 가족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아픔들을 어찌 다 담아낼 수 있겠는가? 아픔을 나누고 눈물을 나누는 대신에 엉뚱한 사람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는 어리석음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이런 비극이 벌어질 때마다 다시는 반복되지 않을 대책은 언급조차 않으며, 선과 악의 기준조차 흐려놓는 이런 지도자들이야 말로 교회의 적이다. 무고한 사람들을 싸잡아 비난하는 사람들이 막상 총기 규제에는 반대하는 위선자들이다. 그들이 누가 하나님 편이고 누가 원수인지를 말할 때는 반드시 그들의 이익과 사업의 번영이 판단 기준이다. 이런 자칭 기독교인들을 롤 모델 삼아 같은 말을 하는 목사들이 한국에도 있다. 세월호를 하나님이 침몰시켰다거나 쓰나미가 우상숭배에 대한 심판이라고 하던 목사들!

하나님은 특정인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서, 기회를 엿보다가 때가 되면 불특정 다수를 향해 분노를 쏟아 붓는 그런 분이 아니시다. 하나님이 그런 분이시라면 종의 형체를 입고 이 땅에 오셔서, 종들조차도 감당하지 않을 고난과 죽음을 감수하셨겠는가! 하나님은 총에 맞고, 피흘리고, 쓰러지고, 죽어가고, 그 옆에서 울부짖는 사람들과 함께 계시며, 그들의 고통에 찬 비명 가운데 아파하시는 분이시다.

과연 우리는 하나님이 내 편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거짓 주장을 믿을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 편에 설 것인가?

 

“만일 한 지체가 고통을 받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고통을 받고 한 지체가 영광을 얻으면 모든 지체가 함께 즐거워하느니라” (고전 12:26)

 

희생자들과 가족들, 충격을 받은 모든 분들을 위해 기도에 동참해 주세요. 그리고 총기 규제가 엄하게 이루어져서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기도와 힘을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신기성  shin@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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