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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의 위기와 교훈사적 기독교의 쇠퇴

[미주뉴스앤조이(LA)=마이클 오 기자] 개인주의와 보수주의에 빠진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가 급격한 쇠퇴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RRI 미국인의 종교 정체성 변화에 대한 조사 자료
PRRI 미국 종교 인구 분포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종교 조사 연구기관인 PRRI (Public Religion Research Institute)가 실시한 ‘미국인 종교성향에 관한 조사 결과’ (America’s Changing Religious Identity)에 따르면, 미국 백인 기독교인의 숫자가 전체 인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미국의 백인 인구 비율이 여전히 압도적이라는 사실과, 미국이 청교도가 세운 나라이자 대표적인 기독교 국가로 손꼽히는 것을 생각한다면 충격적인 사실이다. 

이와 더불어 세대별 종교 성향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백인 기독교 및 가톨릭 인구는 세대가 젊어 질수록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며, 비종교인의 비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의 노년층 인구중 3분의 2는 백인 기독교 전통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29세 이하의 청년층은 4분의 1에 해당하는 인구만이 백인 기독교 전통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청년층과 노년층의 비종교인 인구 비율에서는 노년층(12%)에 비해 청년층(38%)이 3배 이상이나 많은 비종교인 비율이 나타났다.  다시 말해 세대가 젊어질수록 일반 종교 뿐만 아니라 특별히 기독교 전통의 영향력이 급감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The Gospel of Self: How Jesus Joined the GOP’의 저자 테리 히튼은 허핑턴 포스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하여 이러한 현상은 당연한 결과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그는 지난 40여년동안 미국의 복음주의 기독교는 티비 등의 미디어를 이용한 대대적인 전도를 통하여 지극히 개인주의적이고 물질적인 복음만을 외쳤으며, 이와 동시에 강단에서는 지극히 보수적인 방향으로만 신앙을 이끌었다고 이야기한다. 이러한 기독교의 변질은 점차 실질적이고도 공적인 영역에 있어 의미를 잃어가게 되었고, 이에 따라 기독교 전통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이 점차 악화되는 결과를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이러한 연쇄반응이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미국 기독교의 쇠퇴를 일으키고 있으며, 특별히 정치적으로 의식있는 많은 대중들과 더불어 젊은층 미국인들이 기독교로부터 멀어져 가는 계기를 제공하게 되었다고 비판했다. 

허핑턴 포스트는 또한 중서부의 대표적인 신학교 베일러 대학의 연구기관인 베일러 종교 연구소 (Baylor Religion Survey)의 최근 연구결과를 소개하면서, 미국 기독교에 관한 비참한 현실을 전하고 있다. 이 조사에 응한 비종교인들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사람들은 보수 성향의 기독교인들이 실제로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이념이자 가치인 자유를 제약하고 있다고 믿고 있으며, 동일 집단의 3분의1은 이러한 기독교인들이 그들의 안전에 현실적인 위협이 된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며, 구원의 통로로써 사명을 품고 있다고 스스로 믿고 있는 기독교가 오히려 이렇게 세상 사람들에게 부정적이고도 위협적인 존재로 비추어 진다는 사실은 실로 충격적이라 하겠다. 

Baylor Religion Survey

이상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기독교 전통 및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의 쇠퇴는 자명한 현실로 보인다. 이것을 단순히 외부적인 요인으로 꼽히는 다변화 되어가는 사회현실이나 타종교의 상대적인 성장 탓으로 돌릴수 없다. PRRI의 이번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종교성향 추세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중의 하나는 종교가 없는 인구의 급격한 성장이다. 다시말해 종교인의 감소는 모든 종교들이 함께 경험하고 있는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 종교 중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 인구의 감소와 쇠퇴가 더욱 도드라지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어떠한 외부적 요인도 아닌 바로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 내부에서 찾을수 밖에 없다. 그것은 바로 지난 수십년동안 복음을 끊임없이 개인주의적이고 물질적인 자본주의식 욕망의 충족으로 둔갑시키고, 현세적인 권력과 그 구조를 유지하기 위해 기독교를 보수화시켰다는 점이다. 이러한 상황 가운데 미국 백인 복음주의 기독교는 세상 사람들에게 헐벗고 억압당하는 사람들을 위한 종교가 아니라, 오히려 그들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위협처럼 인식되기에 이러렀다. 이것이 바로 세상 사람들이 더 이상 기독교를 찾지 않고 떠나는 이유인 것이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5장 13절에서 맛을 잃어버린 소금의 비유를 말씀하셨다.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짠맛을 되찾게 하겠느냐? 짠 맛을 잃은 소금은 아무데도 쓸 떼가 없으므로, 바깥에 내버려서 사람들이 짓밟을 뿐이다.’ 이 예수님의 음성이 지금 미국 백인 기독교의 현실을 향해 그 어느 때 보다 크게 들려오는 것 같다. 하지만 이 음성은 단지 미국 백인 기독교인들에게만 들려서는 안될것이다. 미주에 있는 한인 교회와 한국의 기독교 현실 또한 냉정하고도 엄밀하게 돌아보아야 한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처절한 고통과 굶주림의 근현대사를 딪고 급격한 성장을 이루어 내었다. 이에 발맞추어 한국 기독교와 그 신앙을 물려받은 미주 한인 교회 또한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 왔다. 한국 교회는 이러한 성장이 하나님의 축복이자 복음의 능력이었다고 자랑해왔다. 맞는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잿더미에 주저 앉아있던 한국과 미주 한인들을 축복하고 복음의 능력을 보여주셨다고 이야기 할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 하나님의 축복과 복음의 능력은 교회와 성도의 삶에 국한되고, 그들을 위한 전유물이 되어버린듯 하다. 선포되는 대부분의 메세지는 ‘나’ 혹은 ‘우리’ 교회와 가족, 혹은 조금 더 넓은 집단에 관한 것이며, 결코 ‘나’ 혹은 ‘우리’를 빼놓고는 선포할수도, 들려지지도 않는 것이 되어버렸다. 그야말로 개인주의적 복음, 사적 복음이 교회의 중심을 차지하게 된것이다. 

이러한 개인주의적인 복음은 필연적으로 보수성과 배타성을 함께 가지게 된다. ‘나’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집중은 결국 ‘나’를 지키려는 필사적인 노력과 ‘나’ 이외의 다른 존재들을 이질적인 존재이자 대상으로만 취급할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 및 이민 교회들에게 이러한 개인주의, 보수성, 그리고 배타성의 증상들이 쉽게 드러나는 것은 우연이 아닌 것이다. 한국 교회 내부와 주변에서 끊임없이 제기되는 기복적 신앙형태와 함께 보수 우경화 현상, 세월호 사건을 비롯하여 여타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무관심과 적대적 태도, 타종교에 대한 배타적 태도 등은 이러한 현상의 지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미주 한인 교회들의 상황도 그리 다르지 않다. 타인종에 대한 편견과 무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에 대한 무관심과 증오, 사회 경제적 위치에 따른 보이지 않는 차별 등은 이민 교회에 있어 무시할수 없는 일상이 되어버렸다. 

한국 및 미주 한인 교회의 상황이 이렇다면,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의 쇠퇴가 결코 무관한 일이 아님을 직시해야 한다. 심화되어가는 한국 및 한인 기독교 인구의 감소 추세 뿐만 아니라, 특별히 젊은 층의 기독교 인구의 급속한 이탈현상은 미국 복음주의 기독교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고 할수 있다. 결국 이들 모두는 개인주의와 보수적인 신앙에 빠져 부조리한 현실과 삶에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오히려 더욱 큰 괴리만을 안겨주는 기존의 교회와 신앙에 대한 회의를 앓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독교 인구의 감소와 이탈이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 이러한 현상이 우리에게 진정 이야기하고 하는 것은 복음의 본질이다. 더이상 복음이 개인주의적 욕망과 그 유지를 위해 사용되는 관념적이고 피상적인 수사(rhetoric)가 아니라, 진정으로 인류 전체의 구원의 메세지가 되도록, 답답한 개인과 교회의 벽을 넘어, 공적인 영역에서도 그 복음을 실천하고 빛을 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세상적 가치와 흐름에 수동적으로 동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류 보편의 가치를 추구하고 지켜낼 뿐만 아니라, 그 길을 적극적으로 제시함으로써, 하나님의 진리가 증거되게 하는 진정한 신앙을 의미한다. 이렇게 ‘나’의 껍질을 탈피하여,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저 넓은 세상으로 날아오르는 신앙이야 말로 오늘날 기독교에 남은 유일하고도 참된 희망 일것이다. 

마이클 오  michaeloh@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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