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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는 길, 김정호 목사
사진 출처: 김정호 목사 페이스북

[미주뉴스앤조이(뉴욕)=신기성 기자] 뉴욕 후러싱제일교회 김정호 담임목사를 교회에서 만났다. 목회실 벽과 책장에 장식된 많은 십자가들은 그의 목회와 삶의 방향을 간접적으로나마 보여주는 듯했다. 그는 부임한지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그 전의 다소 혼란스러웠던 교회를 추스르고, 새로운 비전들을 제시하며, 교회를 안정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그가 이끄는 교회의 비전에 관해 물었다.

 

교회의 비전

김정호 목사가 부임한 후 후러싱제일교회는 50, 500, 5000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50개의 교회 개척(Church Planting), 500 선교지 지원(Mission Support), 그리고 5,000명(Evangelize)의 전도가 그것이다.

50 교회의 개척은 파트너 교회들이 협력하는 형태를 취하는 방식이다. 파트너 교회는 공동의 비전과 목적을 공유하는 교회를 의미한다. 한 교회가 교회 개척을 전부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재정 능력이 있는 교회에서는 물질로, 열정과 능력을 가진 인적 자원이 있는 교회에서는 사역자들의 참여로, 그리고 어느 방식으로든 각 교회가 가능한 다양한 방식으로 뜻과 힘을 모으는 협력 목회의 방향이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들에는 재정 지원을 하여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목회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해외 선교도 중요하지만 각자가 선 자리에서 지역을 담당하는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지역을 선교지로 여기는 것도 중요하다고 김정호 목사는 강조한다. 지역 선교를 위해서 각 목회자와 개인이 가진 재능과 달란트를 공유하여 교회를 개척하고 든든히 세워나가기 위함이다.

500개 선교지 지원도 같은 방식으로 파트너 교회와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선교지 현장과 파트너 교회들이 함께 협력하여 선교지를 후원할 뿐만 아니라, 기존의 여러 선교단체를 돕는 사역을 포함한다.

5000명 전도 운동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행하신 사역을 본받아, 잃어버린 영혼, 소외된 영혼들의 회복에 중점을 두는 사역이다. 이 역시 파트너 교회와의 협력을 통해 잃어버린 5,000명의 영혼을 주님께 인도하기 위한 계획이다. 소그룹 단위의 관계 전도를 통해서 모임에 초청하고 교회로 인도하여 세례를 베풀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거듭나도록 돕는 사역을 의미한다.

이 세 가지 비전의 공통된 특징은, 후러싱제일교회나 김정호 목사 개인의 이름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개신교의 병폐 중 하나가 개교회주의 임을 감안할 때, 김정호 목사의 협력 목회 방침은 미주 한인교계 뿐만 아니라 한국의 교회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교회의 전도와 선교의 목표가 내 교회의 성장이 아니라 잃어버린 영혼 구원 그 자체에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여러 교회와 파트너 개념의 협력목회를 하다보면 뉴욕연회에서는 제일 규모가 큰 후러싱제일교회가 부담해야 할 부분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력 목회를 강조하는 것은, 혼자서는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을 해낼 수 있도록 보다 많은 사역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손에 닮긴 삶의 이야기

어느 날 김정호 목사가 교회의 한 장로와 악수를 하다가, 손마디가 너무나 굵게 변한 한 장로님의 손을 보게 된다. 맨 몸으로 이민와서 자녀들 키우고 교회 헌신하느라 보낸 세월이 녹녹치 않았음이 그 두꺼워진 손마디에 다 들어있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고단한 삶의 증거인 손마디를 보면서 김정호 목사는 십자가를 떠올렸다. 주님이 지신 끔찍한 십자가는 위대한 사랑의 상징이듯이, 두꺼워진 손마디도 가족과 교회에 대한 사랑의 증거로 보여졌기 때문이다. 후러싱제일교회는 이 십자가들을 사진에 담았고 그들의 이야기와 함께 교회 벽에 전시했다.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고, 특히 2세 자녀들이 감동을 나누고자 영어로 번역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한글과 영문 설명에 사진을 곁들여 “손에 담긴 삶의 이야기(Story Hand: Our Korean-American Journey)”라는 책자를 만들었다.

 

아래는 그 책에 소개된 내용 중의 하나이다.

“1964년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시카고 행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도착해 보니 주너미에 단돈 3불 밖에 없어서 근처 공원 벤치에서 하룻밤을 지내고 다음 날 호텔 테이블 위에 손님들이 먹다 남기고 간 음식들로 배 불리 먹었던 그 시절이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그 후 100년된 건물을 인수하여 내 손으로 직접 목수일, 전기, 플러밍 일들을 배워 고치고 설비하여 근 43년동안 화장품 제조업을 하며 2016년 은퇴하기까지 매일 매일을 은혜가운데 기쁘게 살아왔습니다. 인생의 후손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은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예수님 잘 믿으면서 똑바로 살자”입니다.”

위 글의 주인공인 모 장로는 이렇게 고생해서 모은 돈 20만불을 교회에 헌금하여 선교사역에 쓰이도록 했다고 한다.

사진 출처: 미주한국일보

이민자 보호교회

김정호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후러싱제일교회의 표어는 “세상을 변화시키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 만드는 교회”이다. 김정호 목사는 사람을 중요시하는 목회를 한다. 숨겨진 인재들을 발굴해 내고, 하나님께로부터 받은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이 사람들이 함께 모여서 하나님 나라를 위해 섬기고 봉사할 수 있도록 모임을 만들고 연결시켜주고, 스스로 자립해 갈 수 있도록 뒤에서 후원해 주는 일들을 감당하고 있다.

그렇게 작은 몸짓으로 시작한 일들이 “이민자 보호 교회(Sanctuary Church)”와 “맨하탄 프로젝트(Manhattan Project)이다.

김정호 목사는 지난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민자 보호교회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는 이 일에 참여하기를 원하는 전문가들과 목회자들이 함께 모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미동북부 이민자 보호교회 운동이 지금처럼 법률가, 시민 사회단체, 교회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게 되고, 미동북부 한인교회에서는 대중운동이라 할 만큼 큰 관심과 지지를 받게 된 이유 중 하나도 흩어져 있던 사람들을 모으고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해준 덕분이라 할 수 있겠다. 그는 앞장서서 본인의 이름을 내걸고 일을 감당하기 보다는 그동안 기회가 없었던 사람들을 모아서 자리를 마련해 주고 후원해 주는 역할을 주로 하고 있다.

김정호 목사는 이민자 보호교회 운동의 특성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한인들이 밀집한 플러싱 등은 교회가 보수인지 진보인지의 성향에 관계없이 이민자 보호 운동에 참여하지만, 보수적인 성격이 강한 지역에 있는 교회들은 교회 자체의 성향에 관계없이 소극적인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즉 이민자 보호 운동은 교회의 진보냐 보수냐의 성향이 아니라 교회와 성도들의 생존에 관한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맨하탄 프로젝트

전체적인 이민자 숫자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맨하탄의 젊은 유학생 비율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정호 목사는 이 맨하탄의 젊은이들을 전도하기 위해 맨하탄 프로젝트라는 전도 운동을 시작했다.

맨하탄 프로젝트는 1930년대 핵무기개발 사업 이름이었다. 맨하탄에 한때는 30만명 정도가 그 프로젝트에 연관되어 있었다고 한다. 김정호 목사는 파괴의 도구인 핵무기가 아니라 예수 사랑과 복음으로 뉴욕을 변화시키자는 취지로 그 이름을 사용한다. 뜻이 있는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이 힘을 모아서 함께 전도에 동참하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미 10명의 차세대 목회자들을 모아서 팀 켈러, 존 파이퍼 등 유명 복음주의 목회자들과의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매월 모여서 종교개혁 500주년 세미나를 하고 있다.

시작 단계에서 이 프로젝트에 필요한 재정문제를 고민하던 중에 감동적인 사건을 만나게 된다. 교인 중에 차가 낡아서 새 차를 사야만 하는 부부가 있었는데 어느 날 15000불의 돈이 생겨서 자동차를 구입할 기회가 생겼다. 이 부부는 자신들의 차를 바꾸는 대신에 젊은이들을 전도하는데 사용하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당시에 4학년생이던 아들에게 “차를 살까? 아니면 젊은 사람들 전도하는데 필요한 선교비로 낼까?”하고 물었다고 한다. 아들이 “차를 사면 우리 가족만 좋지만, 선교비로 내면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거 아냐?”라고 대답을 했다. 그래서 그 부부는 큰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리며 선교비로 헌금을 했고, 맨하탄 프로젝트의 종잣돈(Seed Money)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전했다.

맨하탄 프로젝트에 큰 도움이 될 좋은 소식도 있다. 맨하탄에 있는 연합감리교단 소유의 5층 건물을 후러싱제일교회로 건물소유권을 이전하는 것이 거의 확정되었고 절차가 진행 중이다. 건물 이전이 완료되면 그 곳을 기초로 맨하탄의 젊은이들을 전도하는 전초기지로 사용될 수 있다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는 맨하탄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교단에서도 인정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인터뷰 말미에 김정호 목사는 한 사회복지사로부터 들었던 권면을 전해주었다. 사회복지사들은 지하실에 스스로를 가둬두는 문제 있는 사람들을 대할 때는, 계속 설득해서 밖으로 나오게 하고, 계단을 하나하나 오를 수 있도록 돕고 설득하는 힘든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목사들은 ‘지하실에 살지 말고 옥상으로 올라가서 햇빛을 보라’고 말로만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낮은 곳으로 내려가지 않는 목회는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

성전 정화 사건을 대할 때, 다들 예수님이 되려고만 한다는 지적도 한다. 모두가 채찍을 들고 때리려고만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내려와서 청소를 하고 장사꾼들을 교육시키는 일도 감당을 해야 한다고... 그는 목회에 대한 입장을 이렇게 밝힌다.

“비판도 중요하지만 비판에만 머무르지 않고 뜻있는 사람들을 규합해서 변혁을 이루는 것이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 목사들이 비난을 많이 받지만 그렇다고 목사들이 목회를 저버릴 수는 없다. 목회를 떠나서 거룩하고 깨끗한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비판과 비난을 받더라도 목회 현장을 사랑하고 목회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그러다 보면 여러 가지 문제와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당연하다. 예수님도 시장 통에서 사람들을 만났고 낮고 천한 곳에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셨다. 목사는 거룩한 곳에서 깨끗한 선비의 삶을 사는 사람들이 아니다. 목사는 노동자, 농부, 장삿꾼의 심정을 가져야 한다. 즉,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과 함께 살 필요가 있다. 그것이 성육신 목회라고 생각한다. 또한  하나님은 고상한 기도보다는 고통 속에서 나오는 기도를 들으신다. 목회자들이 특히 뉴욕에서는 교인들이 얼마나 어렵게 살며 그들의 고통의 정도가 얼마나 큰지 알아야 된다.”

그는 또한 사역에 있어서 대중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엘리트주의를 벗어나서 교회 변혁을 위해서 실제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또한 지역의 역량 있는 여성 목회자들 및 자기 실력발휘와 계발의 기회를 얻지 못한 인적자원을 발굴해서 그들의 목소리와 존재를 드러낼 수 있는 자리도 필요하다고 한다. 숨어있는 인재를 발굴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믿는다고 한다.

그는 지난 17일, 마태복음 11:1-15을 본문으로한, “볼 것을 보는 자 행복하다”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사람을 살리는 가치관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길을 열어주자고 했다. 그는 동료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아픈 다리 서로 기대며... 이 길을 함께 가자(안치환 곡)”고 제안한다.

후러싱 제일교회: 38-24 149th St, Flushing, NY 11354, (718) 939-8599,http://www.fumc.net/web/

 

신기성  shin@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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