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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전쟁은 삶에서의 실천을 말한다

영적 전쟁에 관한 이 글은 내가 경험하고 이해한 부분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기에, 한정적이고 좁은 의견일 수 있다. 내가 영적전쟁에 대해 처음으로 접하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기도의 용사였던 우리 엄마 때문이었다. 그러나 나 또한 개인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경험도 있었다. 그 후 선교단체에 들어가면서 영적전쟁은 너무나 익숙한 용어가 되었다. 그곳에서 배웠던 영적 전쟁 개념들 중 몇 가지를 소개하자면, Stronghold, high place, 땅 밟기 등등인데, 어떻게 보면 ‘영적 도해’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들이었다. 그 안에서 이러한 것들은 매우 익숙하고 공공연히 행해지는 것들이었고 중보기도 강의를 통해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 실제로 자신에게 있었던 영적 싸움 간증도 많았기 때문에 학생들은 크리스천에게 있어 영적 전쟁을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로 받아들였다. 심지어 나는 피터 와그너(C. Peter Wagner, 1930-2016), 신디 제이콥스(Cindy Jacobs)의 책도 사서 열심히 읽었다.

영적전쟁에 관해 이야기 할 때 가장 많이 인용되는 말씀은 아무래도 여호수아 6장의 여리고성 무너지는 말씀, 에베소서 6:12-17절과 다니엘 6:13절 말씀 등이다. 이 말씀구절을 통해 강력한 하나의 전제가 만들어진다. 그것은 어둠의 세력이 다스리는 영역이 있다는 것이다. 사탄 마귀가 자신들의 근거지를 삼고 활동하는 지역이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그곳에 들어가 대적기도를 함으로써 악한 영들을 쫓아내고 그들의 근거지를 무너뜨려야 한다는 논리가 세워진다. 이것이 영적전쟁의 바탕이 된다. 대표적으로 타종교 시설이 있는 곳, 유흥문화가 발달한 곳, 또 그 지역에서 높은 곳 등등이 영적 전쟁이 벌어지는 곳이라 생각하여 그 곳으로 기도를 하러 가는데, 그것을 땅 밟기라고 한다.

이렇듯, 영적전쟁은 땅 혹은 지역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게 되는데 이것은 선교에 대한 개념과도 연결된다. 미전도 종족이 있거나 이슬람 혹은 힌두교가 강한 지역은 어둠의 세력 아래 있는 것으로 간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선교를 "영적 전쟁을 통해 보이지 않는 어둠의 세력을 몰아내고 그곳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하는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

그러나 이러한 영적전쟁에 대한 이해에는 문제점이 있다. 이 세상을 "어둠에 속한 영역"과 "빛에 속한 영역" 이 두 가지로 나누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분법적 사고가 극단적으로 갔을 때 벌어지는 가장 대표적인 예는 일루미나티(illuminati)나 프리메이슨(Freemasonry)의 음모론에 심취하는 것이다. 세상이 이들의 계략에 따라 움직이고 있고, 결국에는 적그리스도의 출현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믿거나, 아니면 모든 일을 영적으로 해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세상은 위험하고 조심해야 할 것투성이로 변한다. 사단의 궤계와 전략으로 가득 찬 이 세상은 크리스천이 믿음을 지키고 살기엔 너무 위험한 곳이 되어 버린다. 왜냐면 사단은 항상 우리를 "우는 사자와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기"때문이다 (벧전 5:8). 이들에게는 동성애도 매우 위험하다. 동성애도 영적 전쟁 중의 하나로써, 동성애를 통해 한국 사회를 잠식하여 결국 한국 기독교를 붕괴해버리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래서 동성애에 대적해 싸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세상은 크리스천들이 "맞서 싸워야 할 전쟁터"로 비춰지게 된다. 그러나 C.S 루이스(C. S. Lewis, 1898-1963)가 그의 책 ‘스크루테이프의 편지’(The Screwtape Letters, 홍성사, 2005)에서 언급하듯이, 사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단순하지가 않다. 영적 전쟁을 강조하는 교회나 선교 단체들에서 가르치는 것을 가만히 들어보면 비성경적이고 뜬구름 잡는 말들이 많다. 그들은 악한 영, 마귀, 사단 등을 언급하며 그들이 실제로 무슨 힘이 있는 듯이 말한다. 일단 여기서부터 잘못되었다.

두 번째는 말씀을 잘못 이해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전신갑주를 취하라는 에베소서의 "그런즉 서서 진리로 너희 허리띠를 띠고 의의 흉배를 붙이고 평안의 복음이 준비한 것으로 신을 신고 모든 것 위에 믿음의 방패를 가지고 이로써 능히 악한 자의 모든 불화살을 소멸하고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 이 말씀에서 사람들이 초점을 맞추는 것은 "진리", "의", "평안의 복음", "믿음", "구원", "성령",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허리 띠", "흉배", "투구", "검"이다. 여기서 말씀의 왜곡이 일어난다. 바울은 전신갑주의 이미지를 통해 실제로 크리스천들이 무기로 삼아야 할 것이 로마 병정들의 그런 무기가 아니라, "진리", "의", "복음", "믿음", "구원", "성령", "하나님의 말씀"임을 말하고자 한 것인데, 우리는 반대로 허리띠를 배고, 흉배를 붙이고, 검을 들고 마귀와 싸워야 할 것처럼 이해하는 것이다. 또 한 예로, 여리고 성이 무너지는 말씀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위에 열거한 지역들 중에 한 곳을 가서 7번 돌며 기도한다. 이것도 다른 사람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다. 그곳에 자리 잡고 있는 악한 영의 근거지가 무너지길 기도하는 것이다.

나는 영적전쟁이 분명이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그것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해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나님도 그렇지만, 사단이 일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사람들에게 겁을 주고 공포를 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 그 자체를 이용하는 것이다. 왜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 "귀신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 예수님께서는 구약의 모든 율법과 가르침을 단 하나의 계명으로 정리해주셨다. 그것은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였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은 영적인 일이고 또한 육적인 일이다. 왜냐하면 하나님 사랑은 반드시 이웃에 대한 사랑으로 나타나야하기 때문이다.

영적전쟁이 하나님의 일에 대적하는 사단의 일을 파하기 위한 것이라면, 우리는 이 말씀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하나님이 예수님을 통해 하신 일은 다름이 아니라, 그의 아들의 죽음을 통해 마귀의 일을 멸하고,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메울 수 없던 그 간격을 예수님께서 채우신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나님의 일은, 그 사랑을 세상에 전하는 일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마귀의 일은 그 사랑을 빼앗고 전하지 못하도록 막는 일이다.

그렇다면 마귀의 일은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그것은 모든 종류의 미움, 혐오, 배제, 증오, 싸움, 전쟁이며 평화와 사랑에 반하는 일이다. 그리고 마귀는 무엇보다도 교회를 통해 그 일을 매우 효과적으로 실행하고 있다. 특히 영적전쟁이라는 이름 아래 말이다. 영적전쟁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크리스천이 아닌 모든 것들과 싸운다. 크리스천이 아닌 것들을 배제한다. 크리스천이 아닌 것들을 혐오하고 증오한다. 심지어 전쟁을 선포한다. 진짜 영적전쟁에서 마귀에게 이용당하고 있는 것은, 그 누구도 아닌 크리스천인 것이다. 우리는 "진리", "의", "복음", "믿음", "구원", "성령", "하나님의 말씀"을 내다 버리고는 영적전쟁을 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래서 그 자리에 "비진리", "불의", "가짜뉴스", "불신", "돈", "거짓의 영", "성경을 제외한 다른 가르침"으로 채우고는 세상과 싸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영적 전쟁에서는 늘 패하는 것이다. 세상이 교회를 우습게 보는 것이다.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키기는커녕, 교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혼자 우스꽝스러운 것들로 무장을 하고 허공에 칼질을 하고 있는 꼴이다. 그동안 무분별하게 널리 퍼져왔던 교회와 선교단체 내의 영적전쟁에 대해 다시 재고해 볼 때가 되었다. 그들이 말하는 것들이 정말로 말씀에 기초한 것인지, 그렇다면 그들이 한 영적 전쟁의 결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하나님께서 어떤 일을 하셨는지 주목하여 보고 따져 볼 필요가 있다. 크리스천은 진리와 의와 복음과 믿음과 구원과 성령, 그리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무장하여 이 세상의 온갖 종류의 불의와 증오, 미움과 싸워야 한다. 그것은 삶에서의 실천을 말한다. 영적인 것과 육적인 것이 함께 가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영적 전쟁이다.

글쓴이 박진아 님은, 목회학 석사(M.Div) 과정 졸업을 앞둔 고민많은 신학생이다.

박진아  newsnjoy@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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