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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와 가톨릭은 닮아가고 있다?흔들리는 '오직 믿음, 오직 말씀'...절반이상 가톨릭 교리 받아들여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

[미주뉴스앤조이(LA)=오경석 기자] ‘오직 믿음, 오직 말씀’이라는 구호와 함께 개혁을 외치며 중세 가톨릭 교회로부터 분리된 개신교가 올해로 500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세월이 너무 많이 흐른 탓일까? 오늘날의 개신교 교인들은 스스로 분리되어 나온 가톨릭 교회와의 차이보다는 더욱 많은 유사점을 가지게 되었다. 

최근 미국의 대표적인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가(Pew Research Center) 미국 및 서유럽 개신교인들의 신앙과 정체성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였다. <퓨리서치>는 서유럽 15개 나라와 미국에서 전화통화와 온라인 질의응답형식의 조사를 실시했으며, 전통적으로 개신교와 가톨릭교의 구분점으로 여겨졌던 '이신칭의'와 '성경의 독보적 권위'에 대한 인식이 오늘날 개신교인들에게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개신교인들은 자신들의 신앙이 가톨릭교와 많이 유사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흔들리는 ‘오직 믿음, 오직 말씀’(?)

전통적인 개신교 신앙의 특징이라고 할수 있는 ‘오직 믿음으로’(이신칭의)의 교리에 대해서, 미국 개신교인 응답자중 52%는 '믿음 뿐만 아니라, 행위 또한 구원을 얻는데 필요한 요소'라고 응답했다.

믿음과 행위를 통한 구원은 전통적으로 가톨릭교회의 교리로서, 개신교의 분리를 가져왔던 결정적인 교리중의 하나였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 개신교인들의 절반 이상은 실제로 가톨릭교회의 중심 교리를 받아들이는 데 큰 거부감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서유럽 개신교인들에게 더욱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서유럽 개신교인 중 '오직 믿음만으로 구원을 얻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평균 29%로 나타났으며, 나머지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믿음과 행위를 통한 구원(47%)이나 기타 다른 구원관(18%)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 자료

성경의 권위에 대한 질문에도 이와 비슷한 응답이 나타났다.

미국 개신교인 응답자중 절반에도 못미치는 숫자(46%)만이 그들의 신앙에 있어 '성경만이 유일한 권위를 가지고 있다'고 대답했다. 반면 52%에 해당하는 응답자들은 성경 뿐만 아니라 교회의 가르침과 전통 또한 중요한 권위를 가진다고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믿음은 전통적인 가톨릭교회의 교리이며, 종교 개혁가들이 중세 가톨릭교회의 가르침과 권위의 부당함을 비판하는 것으로 개신교의 역사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가만할 때, 참으로 역설적인 현상이라 하겠다. 

이와 더불어 미국 개신교 응답자중 30%만이 ‘오직 믿음으로’와 ‘오직 말씀으로’라는 교리를 동시에 믿고 있으며, 이를 제외한 응답자들의 대부분은 이 개신교의 특징적인 교리 중 한가지나 혹은 아무것도 믿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오직 믿음으로’와 ‘오직 말씀으로’라는 가르침이 개신교만의 교리라는 것을 아는 응답자는 미국에 경우 23%에 불과했으며, 11%의 응답자들은 심지어 이 교리가 가톨릭교의 전통적인 가르침이라고 대답하였다.

닮아가는 개신교와 카톨릭 교회

이렇게 가장 대표적인 개신교의 교리가 그 구성원의 신앙과 일치되기 보다는 갈수록 분리되어가는 현상은 여러 방면에서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개신교의 특징적인 중심교리가 약화되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개신교의 정체성과 신앙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러한 현상은 결국 개신교 자체의 위기와 연결될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오늘날 개신교인들의 신앙에 있어, 교리가 그 중심적인 위치를 잃어가는 현상의 방증이라 할수 있다. 개신교인들이 그들의 신앙을 선택하고 또 신앙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교리 이외에 다양한 원인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개신교 교회에게 하나의 중대한 과제가 될것이다. 갈수록 다변화되어가는 세상 가운데 성도들의 상황과 필요를 파악하고, 일방적인 교리 전수에서 벗어나, 상황에 맞는 개신교 만의 가르침과 정신을 전하여야 할것이다. 

한편 조사에 응한 개신교 응답자들은 그들의 신앙이 가톨릭의 신앙과의 차이점보다는 유사점이 더욱 많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미국 응답자의 57%와 서유럽 응답자의 58%가 가톨릭과 개신교는 유사한 종교라고 대답하고 있다. 또한 이들의 대다수는 서로를 가깝게 여기고 있으며, 함께 살아가는데 아무런 꺼리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종교개혁 이후 오랫동안 지속되어온 두 교회간의 처절한 갈등과 다툼을 기억해 본다면, 새쌈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현상이라 하겠다. 두 종교 뿐만 아니라 모든 종교와 서로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모든 신앙인들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이다. 하지만 자칫 이러한 동화 현상이 자신만의 기본적인 정체성조차 흐리게 하여, 또 다른 내부의 혼란을 야기시키지는 않을까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조사는 미주 및 서유럽 개신교인들을 대상으로 실시 된 것이다. 하지만, 미주 한인 및 한국 개신교의 상황이 이와 전혀 상관없다고 할 수는 없다. 사회가 다변화 되어 감에 따라 교회도 그 변화에 발맞추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인 교회들도 이러한 변화를 깊이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개신교만의 고유하고도 진실한 신앙을 전하고 발전시킬수 있을지 깊이 고민해 봐야 할 것이다.  

오경석  servant4o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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