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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얼굴의 예수상'과 ‘색깔논쟁’서구 기독교의 착취 도구로...한국적 예수 이미지 찾아야
세이크리드하트 메이저 신학교의 ‘검은 얼굴의 예수상’이 다시 페인트되고 있다(사진:세이크리드하트 메이저 신학교)

[미주뉴스앤조이=양재영 기자] 디트로이트의 세이크리드하트 메이저 신학교에는 지역의 명소가 된 ‘검은 얼굴의 예수상’이 있다.

1967년에 세워진 예수상은 당시 백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해 7월 23일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세 명의 흑인들이 백인 예수상의 얼굴과 손, 발을 검은색으로 칠했다.  

지역주민들과 교계의 거센 반발이 있었지만, 일부에서는 “흑인 예수는 지역에 살고 있는 흑인 가정과의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해줄 수 있다"라며 검게 칠해진 예수의 얼굴을 그대로 유지할 것을 요구했다. 1967년도는 직업과 교육, 주택 등에서 시행되고 있던 인종차별적 정책으로 불만이 폭등하고 있었던 시점이었다.

신학교 측은 여러차례의 회의 끝에 예수의 얼굴을 ‘흑인'으로 남겨두기로 결정했다. 학교측의 결정에 주민들과 지역 리더들의 저항은 거셌다. 주민들은 “예수는 백인이어야 한다"며 시위를 벌였고, 목사들은 “흑인예수상이 폭동가담자들에게 상징이 되고 있다. 처음대로 백인 예수상으로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그해 9월 14일 밤, 예수의 얼굴은 또다시 하얀색으로 바뀌었다. 지역 주민이 용의자일 것이라는 추정은 있었지만, 누가 그 일을 했는지는 결국 밝혀지지 않았다.  

사건 발행 3일 후 학교측은 “예수상의 얼굴이 더이상 인종문제의 화두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라며 ‘흑인예수'로 영구히 보전할 것을 발표했다.

다수의 지역주민과 학생들은 이 결정을 지지했다.

당시 주민이었던 라지니스씨는 “예수께서 우리에게서 보고 싶은 것은 특정 인종이 아닌 각 사람과 인종의 아름다움일 것이다"라며 학교 측의 결정에 동조했다.

당시 신학생이었던 밥 브루텔씨는 “많은 기독교인들이 예수를 검은 피부의 중동인으로 믿고 있을 때 유럽의 교회들이 백인으로 묘사하기 시작했다"라며 “백인예수는 상징적으로나 역사적으로 분명한 오류이다. 오늘과 같이 다인종, 다문화 사회에서 여전히 백인들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예수를 묘사한다는 것은 패권주의적 사고방식이다"고 주장했다.

워너 솔맨의 ‘머리되신 그리스도'(좌)와 BBC가 추정한 예수의 모습(우)

“백인예수는 노예제도를 정당화"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백인예수의 모습은 6세기 비잔틴제국의 화가들에 의해서 만들어졌다고 추정한다.

프린스턴신학교의 성경학자인 제임스 찰스워스 교수는 “주후 초기에는 일반적으로 예수는 동양적 외형에 갈색 얼굴을 가졌다고 믿었다. 하지만, 6세기경 비잔틴문화에 의해 예수의 얼굴은 백인에 수염을 가지고 있으며, 가운데부터 갈라져 늘어뜨려진 헤어스타일의 모습이 표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민지시대를 거치면서 서구유럽은 백인예수의 모습을 확산시켰다. 특히 19세기 노예제도를 통해 거대한 이익을 얻고 있던 서구 기독교인들이 백인예수를 내세워 ‘주인-노예'라는 수직적 제도를 효율적으로 만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찰스워스 교수는 예수는 서구유럽이 주장하는 ‘백인'이 아니라고 확언했다.

그는 “예수는 로마제국에서 소수 인종이었던 유대인이었다. 당시 유대인 남성은 진한 갈색에 태양에 그을린 피부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예수가 백인이 아니었을 것이라는 가정은 백인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만, 다수의 백인 기독교인들은 “예수가 백인은 아니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흑인은 아니었다"는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운보 김기창 화백의 ‘예수의 생애' 중 ‘간음한 여인을 용서하시는 예수님'

“이제는 한국적 예수의 모습을..."

우리에게 잘 알려진 흑인예수 논쟁의 시발점은 2001년 BBC에서 방영한 <신의 아들 예수>(Son of God)일 것이다. 당시 BBC 다큐팀은 팔레스타인 지역의 인종과 당시 상황, 기원 전후의 인골 등을 기반으로 예수의 얼굴을 추정해 제작했다.

당시 연구팀은 “얼굴 형태는 두개골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1세기 유대인들의 두개골 중 대표적인 것들을 골라 첨단 법의학 기법과 컴퓨터로 실제 얼굴을 복원했다"라며 “예수의 실제 두개골을 토대로 그린 것은 아니지만, 예수의 모습을 추정하는 출발점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BBC 방송이 나간 후 영국의 신문인 <뉴 네이션>(The New Nation)은 “유럽기독교보다 오래된 에티오피아 기독교에서는 언제나 예수를 아프리카인으로 묘사해왔다. 예수는 최고의 흑인 아이콘이다”고 주장해 파장을 몰고 오기도 했다.

2006년 미국 전역에서 개봉된 영화 ‘십자가의 색깔'(Color of the Cross)에서는 예수 뿐 아니라, 예수의 어머니인 마리아를 비롯 주요 등장인물 모두를 흑인으로 묘사해 논란이 되었다.

미국 영화 사상 최초로 흑인 예수를 등장시킨 ‘십자가의 색깔'의 각본과 연출, 주연을 맡았던 장 클로드 라마르는 “금발에 푸른 눈동자를 가진 백인으로 묘사되어온 헐리우드의 전형적인 예수 이미지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다. 또한, ‘흑인 예수'를 통해 흑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고 싶었다"고 제작의도를 밝혔다.

이러한 논쟁에 정점을 찍은 것은 지난 2014년 미국 터너방송 계열사인 어덜트 스윔(adult swim)에서 내놓은 ‘흑인예수'(Black Jesus)일 것이다. 이 방송에서 그려진 예수는 흑인 빈민가를 건들거리며 욕을 입에 달고 살면서 노숙자들과 술과 대마초를 나누는 흑인 양아치로 설정되어 교계의 거센 반발을 일으켰다.  

남가주의 한 목회자는 이러한 ‘흑인예수' 논쟁이 ‘신학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한국 기독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서구 신학의 절대적 영향을 받은 한국의 기독교가 백인 예수의 이미지를 바꾸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서구인이 아닌 한국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성경속 예수를 찾아가는 데에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운보 김기창 화백은 성화 ‘예수의 생애'를 통해 갓을 쓰고 한복을 입은 예수를 그려 ‘예수의 한국적 이미지'를 창조해내기도 했다.

예수의 인종과 피부색은 기독교 복음의 언저리에 서있는 주제일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동안 한국 기독교가 서구중심의 사고에 매몰되어 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비판적으로 고민해볼 필요는 있을 듯하다.

양재영  jyyang@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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