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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까지 사역하는 것은 직무유기이다”[인터뷰] 7년 앞당겨 조기 은퇴한 우이동교회 허영 원로목사
정년을 7년 앞두고 조기 은퇴한 우이동교회 허영 원로목사

고령화 시대를 맞아 많은 교단들이 목사 정년 연장을 넘어 정년제마저 폐지하고 있고, 일부 목회자의 경우 조기 은퇴를 하기도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상왕’ 자리에 앉아 계속 목회를 하고 있는 것이 한국교회의 현실이다.       

이러한 가운데 순전히 자신이 섬기던 교회의 영적 도약을 위해서 7년을 앞당겨 은퇴한 목사가 있다. 예장합동 소속 우이동교회의 허영 원로목사(64세)가 그 주인공이다.

대학시절 미술을 전공하면서도 악기를 잘 다뤄 아마추어 수준의 대학생 밴드가 아닌 야간업소의 전문 연주자로 활동했고, 졸업 후 광고대행사에 다니다 독립해 자신의 회사를 차려 큰돈을 만졌고, 그러다 부도가 나 힘든 시기를 보내는 등 신학교에 입학하기 이전 그의 인생은 파란만장 그 자체다.

조금 늦깎이로 신학을 한 허영 목사는 목회자로 세움을 받은 이후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를 입었다.

총신 재학 중 안양에서 개척 목회(신광교회) 중이던 그가 목사 안수를 받자, 개척 전 교육전도사로 사역했던 우이동교회가 5년 후 은퇴 예정인 담임목사(최인찬, 생존) 후임으로 그를 선임했다며 부목사 제안을 했고, 담임목사가 은퇴 때까지 유학 공부를 요청한 것이다.

청빙을 받아들인 허 목사는, 1993년 미국으로 건너가 바이올라대학 탈봇대학원에서 성경해석학을 공부했고, 1996년 귀국해 우이동교회 2대 담임목사가 됐다. 그는 목회를 하면서도 20년 동안 세계성경해석학회 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꾸준히 성경 연구에 매진해 왔다.

담임목사가 된 그가 제일 먼저 한 일이 주일 오후 성경공부반 개설이었을 정도로 그의 최대 관심은 성도들에게 성경해석학을 가르쳐 성경 보는 법을 알게 하는 것이었다. 성경공부반은  매주 250명 정도가 참석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운영됐고, 많은 열매를 맺었다.

“제 자신 성경을 통해 받은 은혜가 컸습니다. 이것을 성도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서 어떻게 하면 개별적으로 성경을 보면서도 그 큰 은혜를 받게 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해야 이 어려운 것들을 성도들이 어느 정도 나름대로 습득할 수 있겠는가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공부하면서 추려 놓은 것들, 그리고 미국에서부터 준비해 온 것들, 이것들을 오자마자 성도들에게 말을 한 것입니다. 기억으로는 참 많은 분들이 성경에 대해서 새로운 눈이 열렸고, 그 기뻐했던 모습을 잊기가 어렵습니다.”

이후 20년 동안 우이동교회는 말 그대로 안정된 교회, 말씀 가운데 성숙한 교회로 자리매김했고, 그의 사역 역시 안정의 연속이었다. 우이동교회는 그가 내건 교회의 모토 ‘말씀 속의 교회, 사회 속의 교회, 세계 속의 교회’가 부끄럽지 않은 교회의 길을 걸은 것이다.

순풍에 돛단 듯 목회를 하던 허 목사에게 4년 전 이상한 것이 감지됐다. 교회의 외견적 지표나 자신의 영적ㆍ신학적 소양에 아무런 변화가 없음에도 ‘교회가 멈춰 있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이다.

그래서 부목사를 보강하기도 하고, 소그룹 활동도 활발히 전개하는 등 일련의 조치들을 취했다. 그 결과인지 몰라도 새신자 등록은 꾸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멈춰 있다’는 느낌은 사라지지 않았다.

“새신자가 등록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없이 교회가 정체돼 있음을 영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왜 그런가’ 고민하던 중 ‘성도들은 목사만큼 자란다’던 선배 목사님들의 말씀이 생각나면서 ‘내가 그만둬야 새로워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는 즉시 당회에 담임 사역 20년이 되는 2016년에 조기 은퇴를 할 터이니 후임 목회자 청빙을 준비해 달라고 선포했다. 당회는 물론 온 교회가 술렁였지만 그의 뜻을 꺾을 수는 없었다.

“속된 말로 대충 깔아뭉갰으면 7년의 시간을 담임목사로 편하게 살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양들의 주인이신 주님에 대한 직무유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아무런 미련이나 아쉬움도 없습니다.”

인터뷰 중인 우이동교회 허영 원로목사

2016년 10월, 조기 은퇴한 허 목사는 이후의 진로를 놓고 기도하던 중 ‘재능 기부’가 자신을 조기 은퇴케 하신 하나님께서 작신에게 주신 소명임을 알게 됐다.

“하나님께서 ‘네 말년을 편하게 지내라고 조기 은퇴 시킨 것이 아니다. 네가 받는 원로목사 사례비만큼 사역하라. 단 그 사역은 우이동교회에서가 아니고 네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의 자비량 사역이어야 한다’고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허 목사는 ‘재능 기부’ 사역으로 자신의 남은 생애를 꾸려가기로 결단했다. 그동안의 성경연구와 목회 경험으로 축적된 목회 및 설교 컨설팅과 그의 설교가 필요한 곳이 있으며 어디든 달려가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컨설팅 그러면 성공한 자들의 전유물로 생각하기 쉬운데 저 자신 결코 성공한 목회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름 성공한 부분도 있지만 잘못한 부분도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컨설팅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허 목사는 작은교회살리기연합(대표 이창호 목사)의 목회자학교 멘토를 맡음으로 그 첫걸음을 뗐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이러한 결단을 알려 재능 기부 요청이 많이 있게 하려고 계획 중이다. 그곳이 국내이든 선교지이든 간에.

허영 목사에게 교회 목회나 설교에 관한 컨설팅 요청이나, 사경회나 성경해설 요청을 희망하는 이들은 우이동교회(www.uidong.org/ 02-903-9126)나 작은교회살리기연합(www.church119.org/ 070-7747-7933)으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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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왕  wanglee@newsn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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