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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평케하는 자의 복 다시 읽기백성들 모두는 가이사같은 존재들?
아르벨 산에서 내려다 본 갈릴리호수 서쪽 전경.

이른바 예수께서 갈릴리 호수 서편 산(또는 평지)에서 선포한 메시지 가운데 팔복설교라는 것이 있다. 기독교인에게도 쉽지 않은 메시지로 다가온다. 그래서일까 이 산상수훈을 예수께서 그 제자들을 위한 특별한 가르침으로 이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예수의 제자로 부름받은 그 12명조차도 예수를 따르는 자는 분명했지만, 예수의 가르침과 그 마음을 헤아리는 것에는 완전한 초보였을 뿐이다.

1. 성경 다시 읽기

갈릴리 호수 서쪽편 들판에 햇살이 반짝이고 봄 바람이 호수 맞은 편에서 불고 있다. 따스한 햇살에 비해 바람은 차갑게 다가온다. 

1)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2)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3)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4)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배부를 것임이요. 5)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 6)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7)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8)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라.

이 가운데 7번째 복이 화평하게 하는 자의 복이다.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화평하게 한다는 것, 평화의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2. 그 현장 속으로

*. 누가 들었을까? 이 메시지를 듣던 이들은 누구였는지 먼저 눈길을 돌려본다. 마태의 눈길을 따라 가본다.

예수께서 온 갈릴리에 두루 다니사 그들의 회당에서 가르치시며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며 백성 중의 모든 병과 모든 약한 것을 고치시니, 그의 소문이 온 수리아에 퍼진지라. 사람들이 모든 앓는 자 곧 각종 병에 걸려서 고통당하는 자, 귀신 들린 자, 간질하는 자, 중풍병자들을 데려오니 그들을 고치시더라. 갈릴리와 데가볼리와 예루살렘과 유대와 요단 강 건너편에서 수많은 무리가 따르니라. (신약성경 마태복음 4:23-25)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니, 제자들이 나아온지라. 입을 열어 가르쳐 이르시되,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신약성경 마태복음 5:1-3)

예수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매 무리들이 그의 가르치심에 놀라니, 이는 그 가르치시는 것이 권위 있는 자와 같고 그들의 서기관들과 같지 아니함일러라. 예수께서 산에서 내려 오시니 수많은 무리가 따르니라. (신약성경 마태복음 7:28-8:1)

팔복 설교를 듣던 이들은, (최소한 마태의 시선에서 본다면) 갈릴리, 로마 특별자치도시 연합 데가볼리, 예루살렘, 유대, 요단강 건너편(베레아 : 요르단 동편 요르단 골짜기 지역)에서 몰려든 무리들이었다. 언어, 인종, 성별, 종교, 계층, 계급 등 모든 면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 산상수훈, 팔복 메시지를 예수의 제자들만 들었다고 볼 수는 없다. “예수께서 이 말씀을 마치시매 무리들이 그의 가르치심에 놀라니”라고 마태는 보고한다. 예수의 제자들은 물론 많은 무리들이 같이 들은 것이었다. 갈릴리 호수 동편 들판이라는 공개된 공간에서 제자들만을 위한 특별 메시지를 주고받을 그런 환경도 아니었다. 열린 메시지, 누구나 들을 귀 있는 자는 들을 수 있는 메시지였다.

들판에는 다양한 들꽃이 가득하다. 그곳에 들풀 같은 존재들이 무리져 예수 주변에 몰려 들었다. 인종도 성별도 계층과 계급, 말도 다른 이들이었다. 그야말로 들꽃과 들풀 같은 존재들이 가득했다. 예수가 하나님나라 복음을 회당이 아닌 들판에서 전한 것은 자연스럽다. 그것은 유대인도 아닌 이들, 미성년자들, 여자들, 못 배운 이들에게 유대 회당은 닫힌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이들 무리의 공감대는 무엇이었을까? 팔복 메시지는 보편적인 메시지, 이들 모여든 무리들이 공감하는 그 토대 위에서 전달된 메시지로 보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 같다. 그렇다면 지나치게 유대주의적이지도 않았을 것 같다.

그렇다면 이들 무리들의 공통점, 공감대는 무엇이었을까? 가난, 애통, 온유, 긍휼, 화평, 의, 박해, 하나님나라, 땅, 위로, 하나님의 아들 등의 어휘 사용에 공감대가 있었을까? 복과 화, 의인과 죄인에 대해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을까?

*. 화평하게 하는 자와 하나님의 아들은 누구를 떠올릴 수 있었을까? 이 표현이 처음 만들어진 개념이고 표현이라면 갈릴리 호수 동편 예수 주변에 몰려든 이들은 난감하기 그지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 표현은 상당히 정치적 함의를 가진 익숙한 단어이기도 했다. 그것은 가이사 아구스도 황제와 연관된 어휘로 사용하던 것과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무슨 말일까? ‘평화’,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표현에 대해 짚어보면 맥락을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예수 앞에 모여든 무리들이 누구나 공감하던 시대 상황을 떠올려 보는 것이다.

예수 시대는 가이사의 평화, 로마의 평화(Pax Romana), 로마인(만)의 평화 시대였다. 가이사의 ‘평화’는 그에 대해 전적인 복종과 굴복의 삶을 뜻하는 것이었다. 이 평화를 만드는 자는 가이사였다. 또한 황제 가이사 아구스도 디베료(티베리아스 황제)의 호칭은 '하나님의 아들' - divi filius (son of the god)이었다.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황제와 깊게 연관된 어휘를 사용하여 무리를 지칭하는 예수의 메시지는 충격적이다. 이 메시지를 듣던 무리들은 자연스럽게 가이사의 존재가 안겨주는 어떤 위압감과 예수의 메시지가 안겨주는 힘, 긴장감을 동시에 느꼈을 것이다.

여유롭게 다가오는 갈릴리 호수 서편 호숫가 풍경..

이 메시지는 이렇게도 들려온다. "여러분들, 눌릴지언정 누르지 않으면서 일상 속에서 평화를 만드는 여러분들(무리들)이 바로 하나님의 아들이라 불릴 것입니다"라고 응원하고 있는 것 같다. "하나님나라에서는 여러분들 모두가 가이사 같은 존재들입니다"

3. 오늘 이 자리에서

예수의 팔복 메시지 안에 담겨있는 어휘들은 무리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것들이었다. 그런데 닮았지만, 전혀 새로운 것이었다. 새로운 평화, 새로운 하나님의 아들, 하나님나라. 예수의 하나님나라는 달랐다. 그것은 오늘 이 자리에 이미 임한 하나님나라를 선언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황제의 지배를 받게 되는 순간, 그냥 황제의 백성이 되던 시대였다. 하나님나라가 임한 것 때문에 어쩌다 하나님나라 백성이 되어 버린 현실을 살라고 예수는 선포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복을 누리지 못하는 이들, 물질도 명예도 권력도 없던 이들, 사람 취급 받지 못하던 이들, 배제와 혐오가 당연하다 생각되던 이들, 바보 멍청이처럼 찍소리도 못하고 살고 있는 이들, 순해터진 순둥이들, 땅 한 평 갖고 있지 못한 이들, 그런 이들조차도 하나님의 아들이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존재라는 것을 드러내준다. 감히 하나님 같은 존재, 하늘같은 존재, 백성이 곧 하늘이라는 것 아닌가? 가이사 같은 존재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오늘날 기독교인들이 사용하는 ‘저 사람은 하나님의 축복받은 사람이다‘라고 말할 때 어떤 사람을 떠올리는가? 건강과 명예, 부와 권세, 자녀, 사업, 가정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누리는 이들이 아닌가? 이런 메시지는 이렇게 살고 있지 못한 이들을 복 받지 못한 이들, 복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이들, 하나님의 은혜를 더욱 사모하여야할 이들이라고 선언하고 있는 것 아닌가? 오늘도 예수의 있는 그대로의 팔복 메시지가 선포된다면 나는, 우리의 이웃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김동문  yahiy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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