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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과 법에 '보수' 다운 목사들 연합 기관이 되려면

[미주뉴스앤조이 (뉴욕) = 유영 기자] 뉴욕 교계 연말 키워드는 단연 ‘선거’를 꼽는다. 뉴욕 교계를 대표한다는 두 단체, 대뉴욕지구한인교회협의회(뉴욕교협)와 대뉴욕지구한인목사회(뉴욕목사회) 때문이다. 두 곳 모두 공교롭게 부회장 선거가 구설에 올랐다. 

먼저, 뉴욕교협은 매해 부회장 선거를 두고 말이 많다. 당연직으로 회장이 되는 구조 탓에 부회장 선거는 늘 날 선 비방과 네거티브 전략 등이 오간다. 올해도 비슷한 양상으로 보였다. 자신이 설립한 단체에 가입한 목회자들에게 매달 200달러를 후원해 돈으로 표를 샀다는 의혹을 샀던 김전 목사가 갑자기 사퇴하기 전까지 말이다. 

뉴욕교협 선관위와 김전 목사의 극적인 화해 모습.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그의 사퇴는 총회를 단 3일 앞에 두고 일어났다. 뉴욕교협 선거관리위원회는 “김 목사의 목사 안수증을 발급한 교단에서 자료가 없어서 잘못된 문서 발행을 했다는 제보로 사임했다"고 밝혔다. 김전 목사는 이를 반박했다. 그는 “자진 사퇴는 없었다. 선관위의 강요였고, 분명하게 목사 안수를 받았다”며, 기자회견을 열어 설명했다. 

이 사건도 단 며칠 만에 막을 내렸다. 뉴욕교협 선관위가 반박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김전 목사 측과 화해하기로 한 탓이다. 목사 안수에 문제가 없다는 결론과 사퇴를 인정하는 것으로 합의를 보았지만, 기자들을 불러놓고 무려 3시간 가까이 공방을 펼쳤다. 그래도 마지막 합의를 이루고 악수한 선관위원장과 김전 목사의 미소는 즐거움을 주었다. 

최근 일어나는 뉴욕목사회의 부회장 선거는 자체 규정과 관련이 있다. 입후보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 재판에 계류 중인 자는 후보가 될 수 없다는 규정 말이다. 이번 회기 부회장은 효신장로교회 문석호 목사가 되었다. 그는 현재 교인들과 민사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 

후보 자격은 작년 선거에서도 화두였다. 결국 작년에는 입후보하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는 검찰이 내린 기소중지로 선관위를 설득한 것 같다. 교인들과 소송이 중지되었다고 했다며 후보가 되었다. 다행히 단독 후보가 되어 투표 없이 박수로 당선했다. 

뉴욕목사회 부회장에 취임하는 문석호 목사.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하지만 선관위에서는 선거 전 기자 간담회에서 이 사안을 분명히 말하고 넘어갔다. 

“이후에라도 재판에 계류 중인 사실이 드러나면 당선 무효도 논의할 수 있다.”

그런데 지난 22일 문석호 목사는 아무런 이야기 없이 부회장에 취임했다. 문 목사 본인과 회장 김상태 목사는 임원회 내부 결론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사안을 논의해 보겠다고 밝힌 지난 선관위의 반응에 임원회 내부 결론으로 마무리할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보수적이라는 목회자들의 이러한 반응은 참 아쉽기만 하다. 낙태, 동성애, 이웃 종교, 정치에는 그렇게 가차 없이 반대하는 입장을 밝히는 목사들 아니던가. 그런데 왜 지켜나가야 할 공동체가 정한 법과 규정은 그토록 쉽게 어기는 걸까. 불리한 입장에 놓이면 왜 유리한 해석이 가능해질까. 본인이 지적하는 사안처럼 철저하고 협소하게 해석해야 언행일치 아니겠는가. 

문 목사는 보수 교단의 첨병을 기른다고 자부하는 총신대학교에서 교수로 후학을 기른 인물이다. 성경과 목회, 삶에서도 보수적 가치를 추구할 것으로 생각한다. 그의 이전 상황과 윤리적 문제는 다루지 않더라도, 명예를 지키기 위해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할지는 자명하다.

뉴욕목사회 신구 임원 이취임식에 찬석했던 모든 목회자에게 부탁하고 싶다. 법과 규칙을 너무 넓게 해석하지 말고, 가급적 좁은 여유를 두고 지켜야 한다. ⓒ<미주뉴스앤조이> 유영

스스로 가치를 지켜나가야 권위를 얻는다. 그렇기에 보수의 지도자는 청렴과 명예, 도덕성이 인물을 판단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사회와 공동체, 교회를 지켜나가기 위해 꼭 필요한 요소인 탓이다. 그런데 소속한 단체와 공동체가 정한 규칙을 지키지 않고, 어떻게 지도자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뉴욕목사회 신구 임원 이취임식에 찬석했던 모든 목회자에게 부탁하고 싶다. 법과 규칙을 너무 넓게 해석하지 말고, 가급적 좁은 여유를 두고 지켜야 한다. 유리한 대로 해석한다면 불공정이 되고, 불법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보수의 가치를 지키고 가르치고 이끌어 갈 지도자 역할을 할 수 없다.

유영  young2@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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