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박 대통령 지지세력들은 탄핵 반대 집회를 열었다. 현장에선 대형 성조기가 등장했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탄기국의 탄핵반대 집회는 서울, 지방을 가리지 않는 양상이다. 지난 24일 천안 아라리오 광장에서도 탄핵 반대 집회가 열렸다. ⓒ 사진 = 지유석 기자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이 27일 최종변론까지 마쳤다. 이제 공개절차는 선고만이 남았다. 이 와중에 탄핵 반대 운동을 주도하는 ’대통령탄핵기각을위한국민총궐기운동본부'(아래 탄기국)도 힘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들의 집회는 서울, 지방을 가리지 않는다. 지난 24일엔 천안에서, 다음 날인 서울에서 집회를 벌였다. 특히 서울 집회는 서울시청광장과 태평로 일대를 가득 메울 만큼 규모가 대단했다. 

그런데 이들의 집회엔 어느 때부터인가 대형 성조기가 등장했다. 집회 참가자들도 태극기와 성조기를 연신 흔든다. 천안집회에 참여한 이들에게 이유를 물었다. 반응은 제각각이었다. 아예 답을 회피하는 이들이 있었는가 하면, “촛불 좌파세력들이 한미 동맹을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답한 이들도 있었다. 

무엇보다 이들이 왜 태극기를 흔드는지 본인들 조차 이유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이 가운데 60대 후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의 말이 유독 깊은 여운을 남겼다. 이 여성은 이렇게 말했다.

“박정희 대통령이 먹고 살게 해줬잖아. 그 은혜 갚으려고 나왔어.”

탄핵 반대 집회에 나오는 이유를 한 가지로 규정할 수는 없다. 몇몇 언론의 보도대로 일당 때문에 나왔을 수도 있고, 정말 나라를 걱정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거리에 나와 태극기를 흔들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이들 대부분은 70년대 박정희 시절 이뤄진 ‘개발독재’의 향수를 지닌 노년층이다. 지난 시절의 향수가 노인들을 일정 수준 거리로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하는 셈이다. 

박정희의 망령은 이토록 질기다. 

[2017.02.24 / 25, 천안 아라리오 광장 & 서울시청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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