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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선교 한 세대의 역사, 매듭짓는 좋은 방법[인터뷰] 밀알복지재단 교회협력실장 김진 목사

[미주뉴스앤조이 = 유영 기자] 매듭짓는 일은 참으로 중요하다. 특히 역사를 하나의 이야기로 전승할 때 마무리에 해당하는 매듭을 잘 지어줘야 한다. 한국 교회사에서는 ‘선교’가 중요한 이야깃거리이다. 한국교회는 선교로 발전했고, 선교에 열심을 내며 ‘부흥의 시기’를 보냈다. 실제로 한국교회가 지금 같은 선교 강국의 모습을 보인 지도 수 십년이 지났다. 이 이야기의 매듭을 짓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어야 할 시기다.

그런 의미에서 선교사 은퇴 문제는 한국교회가 당면한 중요한 숙제로 불린다. 한국교회 선교사 파송이 시작되던 1980년대 선교지로 나간 선교사들은 이미 은퇴했거나 물러날 준비를 하고 있다. 선교사들이 은퇴하면 남은 기간 지낼 곳은 물론 무엇도 할 수 없는 상태로 지내야 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 한국교회가 이 문제를 방치하면 결국 선교 역사의 첫 매듭은 ‘방치’로 기록된다. 

물론 지난 몇 년 사이 선교사 은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회와 단체들이 움직였다. 한국 밀알복지재단이 진행하는 ‘생명의 빛 홈타운’ 사업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사업에 미주 한인 교회의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 밀알복지재단 교회협력실 김진 목사가 뉴욕을 찾았다. 한국 선교 역사의 건강한 매듭짓기 운동에 한인 교회가 어떻게 동참해 주기 바라는지 김 목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다음은 김진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최근 한국 밀알복지재단 교회협력실 김진 목사가 은퇴 선교사 마을 조성을 미주 한인 교회에 알리기 위해 뉴욕을 찾았다. ⓒ<미주뉴스앤조이> 경소영

은퇴 선교사들을 위해 생명의 홈타운 사역을 시작한 계기와 과정이 궁금하다.

은퇴 선교사 마을은 홍정길 목사가 오랫동안 필요하다고 생각한 아이디어였다. 홍 목사가 담임했던 남서울교회는 1980년 초에 처음 선교사를 파송했다. 당시 교회가 선교사를 파송하는 일이 많지 않았다. 남서울교회 파송 선교사는 개교회 파송 첫 선교사 세대라고 볼 수 있다. 교회는 선교사들을 기도와 교제, 물질로 열심히 섬겼다. 

그러던 중, 첫 선교사들이 한국으로 돌아올 때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선교지에서 잠시 돌아온 초창기 파송 선교사가 홍정길 목사와 만나 은퇴 시기가 다가오는 것을 말하며,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홍 목사는 이들과 이야기하면서 함께 젊은 시절을 보낸 사역자들이 은퇴하고 돌아와서 지낼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크게 미안했다. 큰 충격을 받고 우리가 준비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역이라고 보았다.

당시 남서울은혜교회는 가평에 땅이 있었다. 지금 생명의 홈타운이 들어설 부지다. 형제 교회가 IMF 시절 어려움을 겪어 땅을 매입하는 형식으로 지원해 가지고 있었던 곳이다. 그곳에 은퇴 선교사 마을을 짓자고 제안했다. 홍정길 목사는 교회는 최소한을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전문 인력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에 교회는 땅을 밀알복지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하나님께서 의외의 방법으로 이끌어 건축할 수 있었던 생명의 빛 예배당은 생명의 빛 홈타운의 구심점이 될 공간이다.

부지에 먼저 생명의 빛 예배당을 건축했다. 

생명의 빛 예배당은 은퇴 선교사 마을의 중심이 될 중요한 장소다. 예배당은 우리가 예상하지 못했던 과정에 진행됐다. 러시아산 최고급 수종인 홍송 원목이 600본이나 들어갔다. 실제 가격으로 계산하기 어려울 값비싼 원목이다. 이 비싼 원목을 기증해 준 분이 있다. 

기증자는 기독교인도 아니었다. 러시아에서 원목 사업을 하는 분인데, 생전에 효도 한 번 못한 아들을 위해 평생 기도해 오신 어머니 유언을 지키기 위해 모아둔 것이라고 했다. 홍정길 목사가 러시아에 갔다가 우연히 이분을 만났는데, 기증자가 홍 목사에게 이 나무를 예배당 짓는데 기증하겠다고 했다. 

건축가인 신형철 교수는 프랑스에서 유명한 건축 디자이너다. 어린 시절 부모를 따라 프랑스로 이민을 가게 되었다. 그곳에서 롱샹 성당을 보고 감동하여 언젠가 이런 교회당을 짓고 싶다는 생각에 건축가의 길을 걸었다. 신 교수가 그 마음을 담아 예배당 건축 설계를 맡았다. 

아름다운 예배당은 이러한 세 이야기가 만나는 곳이다. 그리고 예배당이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마을 조성에 박차를 가했다. 실제로 준비하고, 허가받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정부 허가를 받는 기간도 오래 걸렸지만, 지역 주민들에게 동의를 구하는 기간도 상당했다. 

지역 주민들은 이러한 시설이 더 들어오면 지역이 오염된다고 많이 우려했다. 마을 주민들을 많이 만났다. 주민들도 취지를 잘 이해해 주었다. 정부 허가는 2년이 걸렸다. 그러다 지난 6월 공관으로 사용할 800평 건물과 은퇴 선교사가 머물 36채를 건축해도 좋다는 정식 허가를 받았다. 지난 추석 이후 토목 공사를 시작했다. 

홍정길 목사는 은퇴 선교사들을 위해 무엇도 준비하지 못한 현실을 깨닫고, 이 사역을 운동으로 벌이기 시작했다. 한 교회가 전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한국교회가 함께 준비해야 할 문제라고 보았다. (생명의 빛 예배당에 선 홍정길 목사, 출처 : 조선일보)

많은 어려움을 헤쳐 나가며 은퇴 선교사 마을을 조성하려는 정확한 비전이 궁금하다.

은퇴 선교사는 한국교회의 중요한 자산이다. 이들의 선교 경험들을 사장하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먼저 이들을 통해 한국교회가 당면한 과제에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다문화 사역이 좋은 예다. 다문화 가정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어려운 문제 중 하나다. 이를 은퇴 선교사들이 잘 풀어 갈 수 있다. 현지 문화와 사정을 잘 알기에 이들과 공감하고, 교제하는 것이 가능하다.

마을에 입주할 분들은 다양한 색깔, 다양한 언어, 다양한 경험, 국가에서 왔다. 이러한 경험은 다문화 사역에만 좋은 영향을 준다고 보지 않는다. 한국교회가 다양함을 인정하는 데 필요한 경험과 배움을 전수할 수 있다. 하나의 공동체 그러면서도 다양한 공동체로 조화롭게 가려면 시간이 걸리겠지만, 중요한 역할로 한국교회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은퇴 문화와 이후의 삶도 쉽지 않다. 은퇴선교사 공동체를 강조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한국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는가.

현재 한국교회는 사회에 부정적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데 한국교회가 열정적으로 보낸 선교사들의 말로가 무관심과 방치 속에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 다시 한 번 교회의 무책임이 주목받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교회는 다시 욕을 먹을 것이다. 나가라고 강조할 때는 언제고, 저렇게 방치한다고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은퇴 선교사 마을은 한국 교회 문제만이 아니다. 한국 사회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도구라고 본다. 적어도 ‘그들 내에서 활동한 사람의 은퇴 문제를 고민하고 있구나’라는 인식을 줄 수 있다. ‘한국 사회의 노인 문제에도 도움이 되겠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지 않겠나.

실제 선교사 은퇴가 기독교만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종교적 가치를 빼고 그들을 보면 국제 사회운동가로 활동한 NGO 운동가들이다. 많은 선교사가 낙후한 지역에서 교육, 사회,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도움을 준다. 가장 오지에 가 있는 한국인은 선교사인 경우가 많다. 한국의 좋은 가치를 전달하는 대사 역할도 했다.

그런 사람이 돌아왔을 때, 한국 사회에서 이 사람들을 배려하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기독교인도 열린 마음으로 본다면 좋은 사회운동을 한 이들로 볼 수 있다.

한국 교회 역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는가?

선교 역사적 측면에서 좋은 매듭짓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앞만 보고, 적극적으로 달려왔다. 지금쯤 한국 선교를 되돌아보고 정리할 시점이 되었다. 40년이 흘러 한 세대가 지났으니, 은퇴 선교사 마을 통해 선교 역사를 정리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운동이 필요하지 않을까. 이 일에 은퇴 선교사 마을이 실질적으로 도움도 준다. 은퇴 선교사들이 지닌 선교 역사 자료를 수집해 아카이브를 조성할 예정이다. 

이젠 선교의 질을 높여야 할 때가 왔다. 그동안 열심히 선교사 파송하고 활동하게 도왔다. 그들은 선교지에서 업적 쌓고 열매 맺고 돌아왔다. 그런데 마무리가 안 되고 있다. 선교사로서 삶의 매듭을 잘 지어주는 것까지가 선교의 완성이다. 이런 과정은 우리가 선교를 굉장히 눈에 보이는 가시적 성과에만 집중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결국 성과 탈피 주의는 한국교회 회개 운동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현재 한국 교회는 물량적으로 하락세에 있다. 물질적, 성적 문제가 계속 터져 나온다. 보이지 않은 곳이 너무 썩었다. 그 문제가 이제 드러나고 있다. 교회가 자기중심이기 때문에 썩은 것이다. 안으로만 쌓으면 다 썩게 되어 있다. 자기 교회 성장하고 교인 늘리는 일에만 집중하니 썩을 수밖에 없다. 흩어지지 않으니 말이다.

교회가 썩었는데, 어떻게 선교를 제대로 하겠는가. 한국 교회가 선교의 사명을 다해 다시 변화되고, 복음의 열정을 찾는 도전이 될 수 있다. 은퇴 선교사 마을은 그러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어떻게 보면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과제와 같다.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은퇴 선교사 마을은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니다. 현재 건축 이야기가 진행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주거 공간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돋보이지만, 정말 중요한 건 마을에 담긴 의미와 이야기로 생각한다. 이건 마을을 이뤄가면서 보여줄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많은 은퇴 선교사가 한국으로 돌아올 텐데, 입주할 때 기준이 있는가?

선교사로서 품위를 잃지 않고, 성실하게 선교했다는 증명이 필요하지 않겠나. 그래서 몇 가지 기준을 염두에 두고 있다. 물론 딱딱하게 꼭 모두 이 기준에 맞아야 한다는 건 아니다. 사정과 상황에 따라 참작할 수 있다. 그래도 우리가 생각하는 기준을 말하면 다음과 같다. 

1) 한 곳에서 사역하지 않았더라도 20년 정도 선교지에서 선교사로서 살아야 한다. 보통 교회에서 원로목사가 되는 기준과 비슷하다. 
2) 이 선교사를 파송한 교회나 단체가 공인된 곳이어야 한다. 이단에서 활동한 이를 받지 않으려는 것이다.
3) 최소한의 비용을 받는다. 보증금 1000만 원에 월 40만 원 정도로 우선 생각하고 있다. 본인이 내기보다는 파송한 교회, 단체에서 내도록 하려고 한다. 이 부분은 그만큼 단체나 교회에서 신뢰하는 선교사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보면, 교회와 단체가 지급하는 연금 같은 것이라고 보면 된다.

앞서 말한 것처럼 조건은 탄력적이다. 중요한 것은 이들이 계속해서 선교할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적어도 제2의 선교 사역으로 이어가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

배너를 클릭하면 생명의 빛 예수 마을 홈페이지로 이동한다.

한인 교회가 함께 선교의 매듭을 지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인 교회도 큰 그림에서 보면 한국교회의 선교 열매라고 본다. 물론 미국에서 자생한 교회가 많지만, 한국 기독교라는 큰 흐름 속에서 맺힌 열매다. 함께 매듭을 짓는 일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인 교회도 열정적으로 선교를 해왔다. 이제 은퇴 선교사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이것이 한인 교회에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줄 수 있다. 선교 신앙에 대한 한인 교회가 고민할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마음을 모은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한국교회가 당면한 문제에 한인 교회가 함께하는 것은 아름다운 동역이라고 생각한다. 한인 교회가 성숙하는 일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어제도 미국에서 은퇴 선교사를 만났다. 딱히 갈 데가 없어 자식과 지내고 있다고 했다. 미주에도 그런 공동체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교회에는 그런 모델들이 있잖아요. 블랙마운틴 같은 곳도 있고, 페니 농장 같은 곳도 있다. 한인 선교사 마을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이해가 있도록 씨앗을 뿌리는 과정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단기 목표가 궁금하다.

100채를 짓는 3년 프로젝트로 생명의 빛 홈타운을 건설하고 있다. 먼저 올해 목표를 지어서 생활하면 무엇이 더 필요한지 판단이 서지 않겠나. 하여튼 올해 목표를 잘 채워가도록 개인 후원자와 교회 후원, 한 채를 짓는 재정을 후원을 더 개발해 가려고 한다.

은퇴 선교사 마을은 하나의 운동이 되었으면 좋겠다. 집을 짓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교회들에게 잘 전달되면 좋겠다. 우리가 먼저 100채를 짓지만, 그 이후의 가치는 그 이상이 되리라고 믿는다. 한국교회 변화의 열매를 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유영  young2@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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