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뉴저지 세사모, 12월 총영사관 앞 시위 현장

[뉴스 M (뉴욕) = 경소영 기자] 맨해튼 한복판에 있는 뉴욕 총영사관 앞 ‘파크 애버뉴(Park Avenue)’ 도로는 출근하는 차량으로 벌써 정체가 시작됐다. 아침 8시, 일터에 나가기도 바쁠 이른 시각인데 총영사관이 있는 건물 입구에는 노란 팻말과 우산이 늘어섰다. 

“2년 동안 총영사관 앞에서 세월호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팻말을 들었다. 낮에도 서보고, 저녁에도 섰다. 그러다 가장 많은 사람이 오가며, 알릴 수 있는 시간대가 아침 8시부터 10시 정도까지였다. 영사관 직원들이 출근할 시간이기도 하고, 총영사가 외부 일정이 없으면 나오는 시각이기도 하다.” 

‘뉴욕 뉴저지 세월호를 잊지 않는 사람들의 모임’ 나경한 씨가 이른 시각 총영사관 앞에서 피케팅을 진행하는 이유를 들려주었다. 이날 사용하는 모든 물품을 챙겨 온 인물이다. 새벽부터 나와 뉴저지에서 지하철로 이 많은 짐을 홀로 가져온다. 

세사모 나경한 씨. ⓒ<뉴스 M> 유영

이날 참석한 인원은 10여 명. 월요일 아침, 출근해야 할 시간을 감안하면 생각보다 많은 수다.(실제로 2명은 시위 중간 출근했다.) 총영사관 앞에서 진행하는 시위에는 처음이라고 밝힌 한 참가자는 “나 선생님 혼자 계실까 봐 나왔는데, 함께하는 사람이 많아 좋다”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는 “오늘은 사람이 많아 총영사관에서 커피를 주지 않을 것 같다”며, 웃는다. 

“2년 넘게 나오니, 총영사관 직원들과도 안면이 많이 생겼다. 수고한다고 인사하며 들어가는 직원도 있고, 아침부터 고생이 많다고 커피를 챙겨주는 직원도 있다. 이른 시각 시작하는 피케팅을 보고, 어떤 일인지 물어보는 미국인도 많다. 평일 오전 피케팅이 생각보다 큰 역할을 한다.”

이른 시각이라 구호를 외치지는 않았다. 그냥 말없이 이렇게 서 있는 것이 구호 그 자체인 탓이다. 뉴욕 총영사관이 있는 건물에는 은행들과 다른 사무실이 매우 많이 들어섰다. 이 건물을 오가는 많은 사람이 아침부터 이곳에 선 한인들을 보며, 어떤 일인지 묻고 관심을 보인다. 

이틀간 내린 눈 섞인 겨울비가 아직 그치지 않아 으슬으슬 춥다. 그런데도 두 시간이 넘도록 피케팅은 이어졌다. 멀리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2년 넘게 진행한 시위를 누가 알아줄까. 때론 침묵하며, 때론 옆에 선 동지와 고국의 국정을 걱정하며 자리를 지키는 이들을 보니 그런 마음이 든다. 이에 한 참석자가 답했다. 

“정체된 도로를 매일 보면 답답해도 그러려니 한다. 매일 막히는 걸 경험하면, 이 시간에 막히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그래도 전진해 목적지에 도착한다. 세월호 진상 규명은 시간이 걸릴 문제라고 처음부터 생각했다. 정체된 도로 위에 섰지만, 역사는 전진한다. 답답하지만, 분명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다. 우리는 당연한 길에 서 있을 뿐이다.”

한국에서 온 환수복지당 당원 3명이 피케팅에 동참했다. ⓒ<뉴스 M> 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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