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뉴저지 세사모...27일부터 세월호 유가족 무기한 단식에 동참

[뉴스 M = 경소영 기자] 미국, 캐나다, 일본, 독일, 호주 등 전 세계에 살고 있는 해외동포들이 세월호 유가족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동조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2016년 8월 17일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다시 한 번 단식에 들어갔다. 2년 전에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진상 규명을 위한 단식을 시작해 ‘릴레이 단식’이 있었다. 세월이 흘렀지만 아무 것도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유가족들은 결국 또 한 번 곡기를 끊어야만 했다. 이번엔 ‘무기한’이다.

세월호 유가족이 ‘무기한 단식’을 하는 이유

“사생 결단을 내기 위한 단식이다. 새누리당이 아니라 더민주와 국민의당을 향한 단식이다.”

예은아빠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18일부터 무기한 단식에 돌입하며 던진 말이다. 특별법은 만들어졌지만 진상규명은 쉽지 않았다.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수사권 없이 조사권만으로 활동을 해야했기 때문이다. 1년 반이 지나서는 종료할 것을 통보했다. 특조위 공무원들은 떠나고 예산도 없는 상황에서 특조위는 3차 청문회를 준비 중이다. 그러나 장소 선정에서부터 증인 출석 문제까지 어느 하나 순탄치 않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특별법 개정을 위해 다시 힘든 선택을 했다.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이번 단식을 '사생결단'이라고 했다. "말도 안 되는 여당의 주장만을 수용하는 무책임한 야합을 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20대 국회를 여소야대를 만들어 준 국민들의 명령을 지체없이 이행할 때까지 사생결단을 내는 심정으로 단식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조승진

지난 25일 세월호 유가족은 특별법 개정과 특조위 활동 보장을 요구하며 더불어민주당사를 점거하고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1)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해 당 차원에서 노력할 것을 당론으로 의결했으며 2)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을 소관 상임위에 상정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며 3) 이후 가족-특조위-당 간 협의체를 구성한다고 의결했다.

이에 유경근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과 같이 세월호 유가족의 입장을 표명했다.

"더불어민주당에게 희망의 불씨를 보았다. 그러나 정부가 정한 종합보고서 및 백서 작성 기간이 9월 말까지이기 때문에 매우 시급한 시점에서 아쉬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이제는 당론을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내야 할 때다. 특별법 개정과 특검 의결은 9월 말 이전에 실현되어야 한다. 협의체 또한 이 계획들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더불어민주당의 신임 지도부가 입장을 밝히고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는 것이 먼저다.

우리는 오늘의 작은 위로가 내일의 배신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2년 여의 경험을 통해 알아버렸다. 더불어민주당사에서 신임 지도부를 기다리는 농성단에게 희소식이 찾아들기를 기대한다. 또한 국민의당의 협조를 촉구한다. 더민주당이 아무리 훌륭한 답을 주더라도 국민이 선택한 야당인 국민의당에서 답을 주지 않으면 사생결단식을 끝낼 생각이 없다."

해외 동포들의 릴레이 동조 단식

고국에서 일어난 세월호 참사를 해외 동포들 또한 잊지 않고 있다. 이번 세월호 유가족들의 무기한 단식에 응원을 보내며 동참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SNS를 통해 동조 단식 중임을 알려오는 교민들의 글에는 유가족들의 단식에 함께 아파하고 하루빨리 진상규명에 진전이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흠뻑 담겨 있다. 미시간 세사모 김수진 씨는 동조 단식을 할 수 밖에 없는 간절함을 페이스 북의 글로 표현했다.

“내 몸 어딘가에 저장된 세월호에 대한 기억은 가끔씩 툭툭 튀어 올라 양심을 찌르고 지나간다. 그 양심 때문에 외면하고 싶어도 외면할 수가 없다. 단식은 기억을 몸에 새기는 작업이다. 세월호 가족의 아픔과 분노로 시작된 죽음의 단식을 내 몸이 기억하게 만드는 것, 그래서 그들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비 맞고 서 있는 그들과 함께 비를 맞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뉴욕 뉴저지 세사모도 단식에 동참할 것을 알려왔다. 27일 (토) 김대종 씨의 전일 금식을 시작으로 ‘사생결단’ 릴레이 동조 단식은 계속될 것이다. 특히 뉴욕 뉴저지 세사모 집행부 김대종 씨는 영상을 통해 동조 단식을 시작하는 심경을 밝혔다. (영상제공/뉴욕 뉴저지 세사모 김대종)  

무기한 단식을 하고 있는 유가족에 대한 안타까움, 걱정과 염려, 응원의 마음 등이 담겼다. 지난 2년간 세월호 문제를 알리고 진상 규명을 위해 노력해온 그다. 한인들과 한국에 살고 있는 국민에게 메시지를 전하며 끝내 눈시울이 붉어진 김대종 씨, 그의 호소에는 울림이 있다. 다음은 뉴욕 뉴저지 세사모를 대표하여 김대종 씨가 영상으로 전한 입장의 전문이다.

<뉴욕 뉴저지 세사모 416 유가족 협의회 “사생결단” 릴레이 해외동포 동조 단식>

첫째 날 2016년 8월 27일

안녕하세요. 뉴욕에 거주하는 뉴욕 뉴저지 세월호를 잊지 않는 사람들의 모임 김대종입니다. 지난 2년 넘게 뉴욕(뉴저지)에서 세월호 진실 규명 집회를 하고 있는데, 저희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에서 그렇게 해봐야 무엇이 바뀐다고 그렇게들 하세요?" 라는 질문 입니다. 그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첫째로, 저희도 대한민국 사람입니다. 여러분이라면 가족이 아픈데 미국에 산다는 이유로 아무 것도 안하고 보고만 있을 수 있겠습니까? 같은 민족 우리 아이들이 그리고 그들의 가족이 고통과 아픔속에서 2년을 넘게 살아가고 있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습니까?

둘째로, 저희는 지역을 넘어 전 세계 속에 시민의 한 사람이라 믿습니다. 함께 아파하고, 함께 세월호 참사와 같은 끔찍한 사고가 이 땅에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막는 것이 시민의 기본 아닙니까?

셋째로, 저희는 평화와 사랑은 언제나 옳다고 믿습니다.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는 그런 사회는 사랑과 평화가 가득한 세상입니다. 나만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마지막으로, 바뀌지 않는다고 믿는 그 분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바뀔 수 있습니다. 저희가 바꿔 보겠습니다.

하루 하루 죽을 각오로 단식을 하고 계시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세월호 유가족 여러분! 비록 머나먼 타국 땅에 있지만 세월호의 진실이 밝혀지는 그날까지 끝까지 함께 하겠습니다. 끝까지 잊지 않겠습니다. 힘내십시오. 응원합니다. 비록 오늘 하루 동안 함께 단식을 하게 되었지만 마음만은 항상 함께 합니다.

< 뉴욕 뉴저지 세사모 416 유가족 협의회 “사생결단” 릴레이 해외 동포 동조 단식 일정 >
8/27 토 김대종 (전일 단식)
8/28 일 마고님 (두끼 단식)
8/29 월 김기준님 (단식)
8/30 화 조재문님 (단식)
8/31 수 알렉스님 (전일 단식)
9/1 목 David (오곰) Oh 님 (두끼 단식)
9/2 금 안신영 님 ( 한끼 단식)
9/3 토 정호진 님 ( 전일 단식) & Seung Yoon 님 (한끼 단식)
9/4 일 김윤정님 (단식)
9/5 월 프란체스카님 (매일 매일 한끼 단식)

참여를 원하시는 해외 동포 여러분은 https://www.facebook.com/Fast4Sewol/ 혹은 저희 뉴욕 뉴저지 세사모에 연락을 주시면 함께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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