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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탄압보다 교회의 침묵이 더 무서웠다"[인터뷰] 고 김관홍 잠수사 추모예배 기획, 평신도 정광필 씨

‘세월호를 기억하는 LA 기독인 모임' 주최로 오는 7월 2일(토) 열리는 고(故) 김관홍 잠수사(43) 추모예배를 LA 지역 교회의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힘을 합쳐 준비하고 있다.

LA 각계 단체와 목회자, 평신도들이 참여해 추모예배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인 이번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해온 선한청지기교회 평신도인 정광필씨를 만나 이번 행사와 관해 나눈 솔직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 <편집자 주>

정광필 씨 © <미주 뉴스앤조이>

- 이번 행사를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김관홍 잠수사가 신앙생활을 했는지, 어느 교회를 다녔는지는 모른다. 다만, 국가가 하지 않은 일을 의로운 마음으로 했던 분을 저렇게 외롭게 보내고 싶지 않았다.

사실 그분이 기저귀를 차고 다녔다는 말을 듣고 눈물이 쏟아졌다. 참사 당시 다 말렸는데, 딸아이가 “아빠가 가면 다 구해낼 수 있을 거야"라고 했다고 하더라. 그 딸이이가 평생 짊어질 짐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 생각보다 많은 교회가 참여한 것은 아니다.

갑자기 행사를 기획하느라 홍보가 많이 되지 않은 점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있을 때 교회가 침묵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 이런 행사에 교회가 침묵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가?

학교 다닐 때 이렇게 질문한 적이 있다. “선생님 임진왜란 때는 외워야 될 의병장이 많은데, 왜 병자호란 때는 의병이 없었나요?” 그랬더니 선생님은 “이유는 모르는데 추측은 하나 된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나왔던 사람들이 다 역모로 몰려 죽었다. 그 꼴을 보고 아무도 나서지 않았던 게 아닐까?” 그 말이 인상적이었다. 이순신 장군은 죽었으니 영웅이 되었지, 살았으면 역적이 되었을 거다. 우리 한국 역사의 가장 부끄러운 이야기이다.

교회도 이점을 두려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교회가 이런 일에도 함께 눈물 흘리고, 예배를 드리지 못한다면 너무 자기검열에 익숙해진 것 아닌가? 

- 세월호 참사 이후 시민운동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들었다.

그렇다. 항상 딸아이에게 ‘한국의 역사는 자랑스러운 역사'라고 말해왔다. 성공했든지, 실패했든지 밟으면 가만히 있지 않았고, 불의에 저항하는 역사를 가져왔다. 그걸 자랑스럽게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침묵을 강요하는 위력 앞에 침묵하지 못하겠다고 가장 선두에 섰던 분이 돌아가셨다. 이런 상황에 침묵한다면, 한국사를 자랑스럽게 여긴 사람도 아니고, 무엇보다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셨던 하나님의 성서 정신에도 어긋난다.

예전에 아버지 살아계실 때 "아버지는 박정희가 살아계실 때 뭘하고 계셨나요?"라고 따져물었던 기억이 있는데, 나중에 저희 딸이 "당신은 박근혜, 이명박 시대에 뭘했습니까?"라고 물으면 할말이 있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 때문에 세월호 운동에 뛰어들었다.

- 평신도 입장으로 봤을 때 침묵을 고집하는 목회자나 교회를 바라볼 때 느낌은 어떤가?

굉장히 안타깝다. 또한, 잔인하다고 생각한다. 칼을 들고 찔러야만 잔인한 것이 아니다. '무관심', '나랑 상관없다는 생각'이 제일 잔인한 것이다. 차라리 칼이라도 들고 찌르려는 사람은 관심이라도 있다.

2년전 세월호 참사가 터졌을 때 아내와 같이 <버밍엄 감옥에서 온 편지>(마틴 루터 킹 목사 옥중서신-편집자주)라는 책을 자주 읽었다.  그 책을 보면서 ‘지금 있는 한인교회가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인종차별에 대해 어떻게 대답했을까? 이것은 성서적이지 않다고 저항했을까, 아니면 침묵했을까?’라고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다니던 교회 분위기로는 침묵했을 것 같다. ‘그때 잘못을 지금 다시 저지르는 사람들과 내가 같이 있어야할 이유가 없지 않겠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의에 저항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는 그리스도인 모임은 예수님의 정신에서 많이 벗어나있다고 본다.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정부 탄압보다 백인교회 침묵이 더 무서웠다"라는 부분을 다시한번 생각해야 할 것같다.  

- 마지막으로 아픔을 함께하는 교회와 교인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그래도, 아픔을 함께 하려는 교회가 적지 않다는 것에 희망을 둔다. 이번 행사로 교회가 불의에 저항할 수 있는 마음을 독려했으면 좋겠다. 

또한, 더 이상 이런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자살이 좋다, 나쁘다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겠는가? 제 마음에는 누군가를 향한 분노보다는, “아무리 힘들어도 삽시다"라고 전하고 싶다.

양재영  jyyang@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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