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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를 묻자, ‘혐오’로 답하다이슬람 지역 연구자 김동문 선교사 인터뷰 -1

최근 올랜도 총기난사 사건과 도널드 트럼프의 공화당 대선 후보 확정 등으로 ‘이슬람 포비아'(이슬람 혐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미주 한인교회들 사이에서도 이러한 추세와 발맞추어 온갖 괴담과 잘못된 정보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미주 뉴스앤조이>는 이슬람 지역 연구자이자 90년 말 이후 아랍 이슬람 지역 안팎에서 선교사로 활동하고 있는 김동문 선교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김 선교사는 ‘미국의 정치와 종교 속의 이슬람 이해의 역사와 배경'과  ‘한국교회 안에 퍼지고 있는 잘못된 이슬람 이해' 등에 대한 소견과 함께 최근 LA 아주사대학교에서 열린 ‘한인세계선교대회'에 대한 기대감 등을 지적했다.

본지는 김 선교사와 나눈 장시간의 인터뷰 내용을 두차례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며, 그 첫번째로 지난 ‘한인세계선교대회'를 중심으로 나눈 이야기를 소개한다.

김동문 선교사 © < 미주 뉴스앤조이>

- 얼마전 끝난 한인세계선교대회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해준다면.    

우선, 미주 한인교회의 정체성이 ‘본토 지향적’인가?, 아니면 ‘미국땅 지향적’인가?를 물을 필요가 있다. 이곳의 주류 목회자들은 미국안에서의 뿌리내림보다 여전히 한국 본토의 교단, 신학에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

미국내 교단에 속한 목회자 조차도 미국내 교단 정책에 걸쳐만 놓은 분들이 더 많다. 교회가 PCUSA에 가입되어 있다면 미국교단의 영향을 더 많이 받을까? 그렇지 않다. 이곳의 목회자들은 학연, 교단 등으로 연결되어 있는 한국교단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다.

이번 대회의 주체 세력은 미국내 교회들인데, 지향점을 보면 한국의 영향권 속에 그대로 있다. 이 땅의 선교적 이슈보다,  ‘한국에서 외쳐지는 것들을 이 땅에서 펼쳐내는 것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 어떤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겠는가?

참가하는 이들 안에 여러가지 목적과 기대감들이 겹쳐져 있었을 것이다. 선한 의도를 가지신 분들도 있을테고, ‘미국 방문'이나 ‘한인교회 활용' 등의 부수적 목적을 가지신 분들도 있었을 것이다.

다만 이번 선교대회가 ‘선교와 관련한 현재적 이슈’ 보다 한인선교사들의 가지고 있는 이슈에 교회를 '동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교회는 동원이나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동역’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다른 쪽은 몰라도 이슬람 분과의 주강사가 한국 안밖에서 이슬람 경계론을 강조하는 분이었다. 참석한 분들 중에는 이슬람포비아를 반대하는 분들도 있었을텐데 '얼마나 진지하게 사실확인을 위한 논쟁이 오고갔을까? 서로 건드리지 않으면서 서로의 동원사역에 집중하고, 자기 갈길을 가는 것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행하시고 참석하신 분들이 수고하신 것은 맞다. 하지만, 일부 참석 선교사의 경우, 미국에 있는 한인 교회와 교포들을 동원의 대상으로 만 봐서는 안된다

- 시카고에서 열리던 대회를 LA로 옮겨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다고 보는가?

모였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면, 모든 모임에는 다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런 대회에는 건강한 효율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4년에 한번 모였다면, 현안이 되는 이슈에대해 치열한 논쟁이 있어야 하는데, 프로그램이나 강사 면면을 봤을 때 너무 평범했다. 부페처럼 풍성함은 줬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본인들이 특화된 단품을 선택해 뭔가 깊게 알게해 줄 때가 된것이 아닌가?

또한, 대회의 성공을 ‘동원된 교회’, ‘참석 선교사’, ‘기부금 모금’ 등의 숫자로 평가한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 진정한 선교의 질적 변화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이 아니라, 전통적인 동원과 선교보고를 하는 경향이 크지 않았을까 생각하다.

대회가 미국에서 있었다는 것 뿐, 한국에서 했어도 큰 차별성은 없었을 듯하다. 참여대상이 변하면 컨텐츠도 변화해야 하는데,  10년전이나 지금이나 차이가 있을까?

- LA 만의 특수한 상황은 어떤 것이 있겠는가?

이곳 LA도 선교의 현장이다. 자바시장에만 가면 수많은 무슬림들을 볼 수 있다. ‘일상이 선교가 되도록하자’는 ‘미셔널 운동’이 큰 스펙트럼으로 자리잡고 있는데, 이번 선교대회에는 지금 이 현장의 소중함이 배제되어 있었다.

힌두권 선교, 무슬림권 선교 등의 종교 분과별 모임도 있었던 것 같다.  대회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수많은 문명권이 있다. 강의실 속에서 이론과 토론만 하지 말고 현장을  방문해 ‘어떻게 이웃을 섬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어야 했다.

이번 대회는 LA라는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모드가 부족했다고 본다. '한인교회가 존재하는 그곳이 선교지이다'라는 발상의 전환과 전략의 수정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아주사 대학교에서 열린 제8차 한인세계선교대회

- 한인교회의 타문화에 대한 자세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 저는 미셔널을 ‘마음과 태도’라고 본다. ‘아직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을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와 상식에 변화가 있는 것’이 미셔널이다.

타종교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 없이도 선교 활동을 할 수 있다. 선교지 안팎에는, 선교지 사람에 대한 무시와 냉대, 깔봄을 가진 선교 헌신자나 선교사를 볼 수 있다.

LA는 멕시코와 닿아있는 문명권이다. 멕시코 사람들을 일터와 학교, 생활터전에서 만날 때는 무시하면서, 멕시코 단기선교를 많이들 가는 것은 역설이다. 내 곁의 멕시코 사람들은 ‘무시의 대상’인데, 멕시코 땅의 사람들은 ‘선교의 대상’이다.

상대가 나보다 열등한 존재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상대의 열등함을 도울 수 있다는 우월감이 깔려 있다. 우월주의는 ‘혐오주의’이다. ‘혐오’라는 단어가 숨겨져 있는 곳이 많다.

“상대는 나보다 열등한 존재이다. 나는 상대보다 뛰어난 존재이다. 그러므로 내가 상대처럼 어리석음과 추함을 내가 가진 것으로 보완해줄 수 있다. 그래서 상대가 나의 가르침에 들어오면, 상대는 지금보다 훨씬 깨끗이 될 것이고 지금보다 덜 문제가 될 것이다.이러한 생각의 뿌리에는 ‘혐오'가 존재하고 있다.”

성경에서 말하는 선교는 ‘하나님의 마음으로 바라보는 것'인데, ‘혐오'가 바탕에 깔린 상황에서도 선교가 일어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 그럼 한인교회는 어떤 자세와 태도로 선교에 임해야 하는가?

한인교회의 건강성은 ‘함께 이웃하는 타인종에 대한 우리의 태도’로 판단할 수 있다.

멕시코 선교를 강조하고 있다면, 내 곁에 있는 히스패닉을 바라보는 우리 교인들의 태도가 건강해질 필요가 있다. 또한, 1년 또는 2년에 한번이라도 히스패닉 교회와 연합예배라도 드려야 한다. 곁에 있는 형제교회와 한 이웃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멕시코에 몇번을 갔느냐로 멕시코 선교의 열매를 평가할 수 없다.

결국 선교는 ‘땅’과의 만남이 아니라, ‘사람’과의 만남이다. 그 땅을 좋아한다면, 그 땅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과 배려와 관심이 커가야 한다. 내곁에 그 땅의 사람이 와 있으면, 이 사람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높아져야 한다. 그런데, 사람에 대한 관심은 없는데, 선교는 왕성해진다는 것은 아이러니이다.

- 이번 대회가 건강성을 가지려면 어떤 액션이 있어야 했나?

이번 선교대회가 건강한 것이었다면, 그동안 타인종에게 보여온 냉대와 무시에 대한 반성문이라도 나왔어야 했다. 무슬림들이 너무나 강팍해서 전도가 안된다고 퉁치지 말고, 우리가 그들에 대한 존중의 태도가 더 필요하다는 것, 우리 중심의 선교하기 등의 태도를 반성하는 것이 좀더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한인교회의 이슬람 선교의 허상도 거기에 있다. 이슬람 선교를 강조하는 분들이 미국에 들어와 있는 무슬림 이민자들에게 정말 관심이 없다. 계속해서 그 땅으로 사람들을 보내려고만 하지, 그들이 이웃인 것을 모른다.

- 이번 대회에 대한 총평을 해달라. 

선교, 선교 현장에 대한 평가는 공정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선교운동의 당사자들, 주체들(만)이 스스로 평가하는 것은 아쉽다.

무엇보다도 선교 현장의 또다른 주체인 선교 대상(?)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것이 아쉽다. 선교 현장의 중요한 당사자인 현지 동역자나 아직 복음을 듣지 못한 이들의 소리를 듣고자 하는 관심이나 배려가 아쉽다.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현장 체험이다. 해외 비전트립을 가지 않아도, 교민의 일상에서, 선교를 체험할 수 있다. 이번 대회만이 아니라, 각종 선교대회에서 현장 체험이나 웍샵의 기회를 누리는 고민이 아쉬운 것은 매한가지이다. 종교별 관심자들과 함께 특정 종교권 전문 사역자들이, 이번 대회 현장 가까운 곳의 이슬람 사원, 힌두 사원, 사찰 등을 함께 방문하는 것 등을 고민했으면 어떠했을까? 타종교인, 타종교현장에서 어떻게 복음에 대한 확신 위에서, 상대를 어떻게 배려하고 이웃하고 복음으로 섬길 수 있는지를, 실제를 체험했다면 어떠하였을까?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계획보다는 이 땅을 찾은 무슬림 이민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더 가까이 다가오는 기회와 은혜를 누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

또한, 이 곳의 한인교회들이 주변에 있는 아랍 무슬림 이민자들에 대한 관심이 좀더 건강해지고, 그들을 이웃으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

“이웃으로 받아들임이  없으면 사귐이 없고, 사귐이 없으면 나눔이 없고, 나눔이 없으면 복음의 확장이 가능하지 않다. 복음의 확장은 상대의 인격적이고 자발적인 수용으로 일어나는 것이지, 제 3의 물리적 힘으로 상대를 굴복시킴으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양재영  jyyang@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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