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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을 역행하는 목사들목사 스시맨으로 살기(1) – 바닥 청소하기
   
▲ 조경윤 목사 ⓒ <뉴스 M>

성탄의 계절이 돌아왔다. 교회는 성탄절 이전 4주 동안을 대림절(강림절)이라 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간절히 기다린다.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께서 왜 이 땅에 오셔야 했고, 어떤 사역을 하셨는지, 어떻게 구원을 완성하셨는지 예수님에 대해서 깊이 묵상하면서 이 기간을 보낸다.

예수님께서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하시지 아니하시고 사람의 몸을 입고 낮고 천한 땅으로 <성육신> 하셨다. 하나님께서 사람을 사랑하시게 될 때, 낮은 곳으로 임하신 것이다. 냄새나고 더러운 마구간에서 태어나신 것이다. 이것이 성탄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르는 그리스도인이라면 마땅히 예수님의 길을 걸어야 하고, 예수님의 삶을 살아야 하고, 예수님의 정신과 사랑을 실천하면서 그리스도를 닮아가야 한다. 이것이 정상이고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요즘 그리스도인들 특별히 주의 종이라는 사람들을 보면 예수님의 모습은 보이질 않고, 성공한 사업가가 보인다. 권세잡은 위정자가 보이고, 권력을 휘두르는 독재자가 보인다. 낮아지기 보다는 한없이 높아질려고만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참 된 것, 신령한 것이 아닌 눈에 보이는 것들, 썩어질 것들, 거짓된 것들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  교회는 예수님의 허잡한 마구간 구유 대신에 수 천 억 원의 초호화 건물을 선택했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하나님께서는 40일 금식기도를 마친 나에게 교회 사역이 아닌 스시맨의 길을 걷게 하셨다. 알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하나님의 뜻이 여기에 있는 줄로 믿고 최선을 다해서 주어진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마음을 다해서 순종했다. 결과는 상상을 초월했다. 내가 생각할 수 없는 길들이 열려지기 시작했다. 하나님께서는 예수님을 높여 주셨던 것처럼 나 역시도 높여 주셨다.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 시작은 바닥을 청소하는 것 부터였다.

   
하루의 일을 마친 횟집의 바닥은 온갖 생선의 오물들. 바닥 청소 하기 전 ⓒ <뉴스 M>

하루의 일을 마친 횟집의 바닥은 온갖 생선의 오물들로 지저분하기 짝이 없다. 한국사람이 제일 좋아하는 광어는 수많은 작은 비늘들을 쓰레기로 남겨 놓는다. 연어, 참치, 우럭, 고등어, 방어, 멍게, 해삼, 전복, 랍스터 등등 각종의 해산물은 비린내와 함께 내장에서 나온 핏물과 같은 흔적들을 바닥에 남겨 놓는다.

모두가 퇴근 한 후, 혼자 남아서 바닥을 청소했다. 하루는 실장님으로부터 <미스터 조는 예수 믿는다는데 바닥 청소도 하나 제대로 못하냐?>는 핀잔을 들었다. 사실 홈이 파져 있는 타일 바닥에 붙어 있는 생선의 작은 비늘들은 청소하기가 쉽지 않다. 몇 번을 쓸고, 또 다시 물을 뿌리고 다시 쓸고를 반복해도 틈에 남아 있는 비늘들은 다 제거되지 않는다. 내가 야단을 맞는 것은 괜찮았지만 나 때문에 죄없는 예수님까지 욕을 먹는 것 같아서 그 날부터 스시바 바닥을 손으로 청소하기 시작했다.

구석 구석, 틈새 틈새를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딱았다. 물기가 마르기를 기다렸다가 마지막은 페이퍼 타올로 다시 점검하듯 정성껏 딱았다. 이렇게 꼬박 1년을 했다. 그러는 가운데 입에 개거품을 물고 기독교에 대해서 개독교라고 비판을 했던 사람들이 조금씩 조금씩 변화되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교회 사역에 보태라고 헌금까지 해 주었다. 전혀 믿지 않는 스시맨들 몇 명을 전도할 수 있었다. 말이 아닌 삶으로 증거했다. 성경 몇 장 몇 절이 아닌 그리스도의 사랑과 정신으로 영혼들을 품었다. 옮겨가는 직장마다 예수님을 삶으로 전도했다. 예수님을 믿고 영접하는 열매들이 맺혀졌다. 너무나도 감사하고 기쁜 일이었다. 큰 보람이었다.

   
▲ 바닥 청소 후 ⓒ <뉴스 M>

비린내 나는 바닥을 청소하면서 어느 날인가 마구간 구유에서 태어나신 예수님이 생각나서 한없이 울없다. 짐승 냄새, 똥 냄새, 오물 냄새, 더럽고 추한 곳에 오신 예수님이 감사해서 울고 또 울었다. 피상적으로 이해되던 말씀이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 다았다. 성탄의 말씀이 깊이 깨달아 지기 시작했다. 예수님께서는 온갖 죄악들로 가득차 있는 나의 더러운 심령 속에도 찾아와 주셨다. 매일 밤 바닥을 청소할 때마다 예수님의 마구간 구유를 생각했다. 죄인 중에 괴수와도 같은 나를 구원해 주시기 위해서 하늘 우편 보좌를 버리시고 가장 더럽고 추한 곳으로 낮게 임하신 주님이 감사했다.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이 성탄의 계절에 우리가 할 기도이다. 예수님께서는 헤롯의 화려한 궁전이 아닌 초라한 마구간 구유에서 태어나셨다. 낮아지시고, 섬기시고, 희생하시고, 헌신하시고, 죽기까지 순종하셨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신다면, 예수님을 사랑한다면 우리도 이렇게 살아야 한다.

스시바에서 일을 하다 보면 예상 외로 교회 이야기들을 많이 듣게 된다. 기독교인들의 교회 이야기, 기독교에 상처 받은 사람들의 교회 이야기, 완전 안티 크리스쳔들의 교회 이야기, 목사에 의해 상처 받은 영혼들이 너무 많다. 목사가 복음의 걸림돌이 된다면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일이겠는가?

예수님을 역행하는 목사들이 너무 많다. 섬김받고, 대접받고, 높임받고, 더 크게, 더 높게, 더 화려하게 누구를 위한 헌신이고, 희생인지 알 수 없다. 무익한 종은 마땅한 일을 한 것이기에 모든 영광은 하나님께만 돌리고 처음이나 중간이나 마지막이나 끝없이 낮아지고 또 낮아져야 한다. 이 성탄의 계절에 본질로의 진정한 회복이 이루어지기를 소망한다.

스시 만드는 목사 조경윤 / <생명나무교회>

조경윤 목사  newsm@www.newsnjoy.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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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om (72.XXX.XXX.11)
2015-12-21 11:03:04
찬성:11 | 반대:3 찬성하기 반대하기
뼈빠지게 일하여 겨우 입에 풀칠하며 살고 있는 교인들이 허다한 현실에서, 설교 몇번 하고는 억대 연봉을 챙기고, 그리고 누군가들을 내려다보며 늘 '설교'하는 그 힘의 매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오늘 예수님이 오셔서 보신다면...

이런 허위의식이 차려준 밥상에서 구원과 자유와 부활을 노래하고 천당을 노래하는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예수님은 '독사의 자식들아'라는 독설을 날리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양틈에 자면서 양들을 보호하였던 베들레헴의 목자들처럼, 예수님이 바닥인생(엠하레츠, 기층민)들에게 오셔서 그들 틈에서 사신 것처럼 목사님들이 그렇게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날 목회자들 구별된 강대상의 높은 곳에 올라서 내려오지 않으려고 애쓰는 걸 보면서, 목사님의 생활목회가 참 귀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나님이 자신을 만져볼 수 있도록 이땅에 오신 날, 우리의 신앙도 만져볼 수 있는 신앙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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