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에는 예언자 전통과 제사장 전통의 2 가지 전통이 있다. 예언자 전통은 언제나 바른 소리를 하다가 코피가 터지는 것이고 제사장 전통은 현실에 안주해서 배를 불리는 편이다. 현실 교회는 대부분 예언자 전통이 아닌 제사를 드리는 제사장 전통에 서있을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 곳에는 재물이라는 떡고물이 있기 때문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있는 것이다. 보수 기독교계가 항상 먹을 것 엎에서 군침을 흘리는 까닭이다.현실에서 대부분의 예언자 전통은 왼 쪽에, 제사장 전통은 오른 쪽으로 흐르고 있다고 보아도 좋을 것 같다. 그러므로 구태여
나도 이제 한국 나이로 40살이 넘었다. 다양한 규모의 교회에서 12년이 넘게 사역을 해오면서 정말 수많은 목회자를 봤다. 그런데 그중에 제일 안타까워 보이는 부류의 목사가 있다. 바로 미래를 위해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중대형 교회에서 일한다는 약간의 자부심을 느끼며 일개미처럼 시키는 일만을 하다가 40대를 맞이하는 목회자다. 이들의 깊은 속내를 다 알 수는 없지만, 곁에서 느끼기에는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 보면 잘될 것으로 막연히 생각하고, 십만 명이 넘는 다른 한국교회 목회자와는 다르게 자신에게만 사렙다 과부와 나아만 장군에게
#한인교회는 백인 복음주의의 영향을 벗어날 수 있을까#미국 복음주의 교회는 여전히 백인의 종교다. 특히 인종차별 논쟁에서 미국 사회의 조직적 인종차별 의식을 받아들이고 심화시키고 있다는 여론 조사가 나왔다. 백인 선교사들의 신앙과 백인 복음주의에 의존도가 높은 한국 교회 또한 반 차별금지법 운동을 교회의 정치 정체성으로 받아들이고 목숨 걸고 지키려는 모습과 무척 닮아있다.조지 플로이드의 사망 이후 전국적인 인종적 판단 (racial reckoning; 인종차별문제인지 아닌지 판단)이 실시된 지 3년이 지난 후, 그리고 워싱턴 행진이
지난 12일 미국 조지아주 둘루스 한인 사우나 주차장의 차량 트렁크에서는 한인 여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수사를 진행하던 귀넷 카운티 경찰은 특정 종교 단체 소속인 20대 한인 6명을 살인 감금 증거인멸 사체은닉의 혐의로 체포했다.이 중에는 미성년자 소년 1명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3명은 형제관계로 노크로스 지역에서 목회하던 목사의 세 아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부모(아버지는 부목사, 어머니는 성가대 지휘자)가 사역하던 조지아주 노크로스 모 교회 담임목사는 “3형제의 아버지인 이목사(56)와 대화한 결과 용의
미국의 공공종교연구소(The Public Religion Research Institute)가 최근 주류 성직자(복음주의를 제외한 전통교단, PCUSA, UMC 등등)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한때 미국 개신교계를 형성했던 역사적인 교단을 이끄는 성직자들이 다양한 정치 및 사회 문제에 대해 신도들보다 훨씬 더 진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진보적이란 Liberal로 엄격히 말하면 ‘자유주의적’인 번역이 맞다. 하지만 미국과 한국에서 진보적(progressive)이란 다소 강한 뉘앙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통상 말
#주일 미국대사와 국힘의원의 먹방이 더 심각# 이른바 먹방(먹는 방송)에서 무려 867만명의 구독자를 가진 쯔양이 후쿠시마 원전 폐기수 방류로 민심이 잔뜩 예민해져 있을 때인 지난달 25일 ‘팔뚝만한 킹타이거 새우장 5마리와 연어장 2㎏ 먹방’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가 논쟁의 중심이 섰다. 한 술 더 떠 일본 주류 업체인 산토리홀딩스의 하이볼 음료를 후원받았다는 점이 비판에 불을 질렀다. 왠만한 중소기업 규모의 수입 규모의 구독자수를 가진 사람의 영향력을 감안해도 ‘폭식’으로 시선을 끄는 유튜버를 향한 비난 치고는 좀 과했다는
요즘은 책장을 뒤져 예전에 읽었던 책들이나 읽다가 중단한 책들을 찾아 읽고 있다. 신기한 건 읽었던 책들을 다시 읽는데 마치 처음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이미 읽었고 기억하고 있는 내용들이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이다. 너무 어려워 이해할 수 없었었던 것들이 그 뜻을 열어줄 때는 행복을 느끼기까지 한다. 책이 변했을 리는 없다. 내가 변한 것이다. 그리고 그 변화를 옛 기억과 글자들을 통해 확인하게 되는 것이다.무엇보다 나는 내가 작아졌다는 사실을 느낀다. 무력해졌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나를 힘이 있다고 느끼게 만
오래 전 우리 교회는 식사기도를 하지 않고 그 시간에 주기도문을 천천히 외우기로 했다. 나는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하고 있다. 주기도문에는 하나님 나라가 오롯이 담겨 있다. 특히 하나님 나라의 평화(정의)와 하나님의 경제의 풍요함이 담겨 있다.그러나 오늘날 개신교 그리스도인들은 목사가 없을 때 폐회를 위한 주문처럼 사용하고 있을 뿐 주기도문에 담겨 있는 하나님 나라를 완전히 무시한다. 그 이유는 세상의 경제방식에 완전히 경도되어 하나님의 경제를 완전히 망각했기 때문이다.하나님의 경제는 어렵지 않다. 성서는 하나님 나라의 원리를 속
전 세계가 ‘얼굴 보지 않고 살기’에 목숨을 걸었던 코로나 시대 덕분에 온라인 세계가 활짝 열렸다. 그러나 3년 동안 경험해보니 여기에도 사방에 지뢰밭이 있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말로 모든 것을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온라인 공간은 비언어적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곳이다. 그러므로 말이 절대적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보통 자기가 힘들여 이야기하면 듣는 사람들이 잘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실은 돈 받고 듣는 일이 아니면 그렇지 않다. 더욱이 비대면에서는 말할 것이 없다. 그래서 내가 발표하고자 하는 내용을 들을 수
사람들은 야곱을 야비한 인물로 묘사하곤 한다. 그가 술수와 잔머리에 기대어 인생을 살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고 생각한다. 비록 그는 장자권을 얻기 위해 형 에서와 아버지 이삭을 속여 도망자 신세가 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간절함에서 비롯한 일이었다. 아무 노력 없이 장자의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 에서는 정작 그 복된 권리에 관심이 없었다. 심지어 그 명분을 팥죽 한 그릇과 맞바꿀 정도로 에서는 자신이 누리는 호사를 가볍게 여겼다. 우유부단한 에서의 동생 야곱은 간절했다.이 사건의 발단으로
현대 페미니즘 진영에서 성경은 남녀차별적 문서라는 선입견 때문에 설 자리가 없다. 사실 한국에서 페미니즘을 처음 언급한 것은 여성신학자들의 노력이었는데도 말이다. 하지만 이런 시도들이 성평등을 이야기하면서 지나치게 상호 대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전투적’이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성경의 기본 입장은 남녀의 평등인가 차별(구별)인가? 차별이라면 현대의 흐름과 성경은 함께 갈 수 없고 평등이라면 페미니즘 논쟁과 어떻게 구별되는가?성경에는 남녀, 또는 남편과 아내의 동등성을 가르치는 구절들도 있고, 여자 또는 아내의
육군사관학교가 독립운동가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추진하면서 때아닌 역사 논쟁이 한창이다. 특히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주도한 이가 뉴라이트 성향의 나종남 육사 군사학과 교수임이 단독 보도로 드러나면서 파문은 더 커지는 양상이다. 천안 독립기념관은 홍범도 장군의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 두 점, 그리고 1922년 1월 원동민족혁명단체대표회 개회식 영상, , 등을 소장하고 있다. (‘원동’이란 러시아 극동지역을 뜻하는 옛말이다 – 글쓴이)이 자료들은 반병률 한국외국어대학교 사학과 교수가
서강대학교 종교학과 길희성 명예교수가 지난 8일(한국시간) 노환으로 소천했다. 향년 팔십세.길 명예교수는 동·서양 철학과 종교학을 동시에 연구하며 불교와 그리스도교(개신교) 대화를 시도했으며 해외 학계에서도 인정하는 저술을 낸, 한국 학계에선 보기 드문 학문적 성취를 이뤘다. 고 길 교수는 지난 2015년 10월 란, 사뭇 도발적인 책을 냈다. 고 길 교수는 이 책에서 "하나님은 결코 기독교의 전유물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고 길 교수는 책 발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서울 모처에서 기자와 인터뷰를 가진
#고흐는 왜 귀를 잘랐나. 빈센트 반 고흐와 폴 고갱은 프랑스 남부 아를르에서 2개월을 ‘노란 집’에서 함께 거주했다. 고갱은 화가로서 이름을 어느 정도 알린 상태였고 고흐는 무명에 가까운 신예 화가였다. 둘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큰 말다툼을 벌인 뒤 결별한다. 헤어진지 얼마되지 않은 1888년 12월 23일 고흐는 면도칼을 들고 왼쪽 귀를 잘라냈다.음주로 인한 광기, 고갱과의 결별, 동생 테오의 결혼 소식을 듣고 난 뒤에 찾아온 감정들(자꾸 결혼식의 종소리가 들려 귀를 잘라버렸다는 가설)이라고 미술사가들은 이야기하지만 이것은 신앙의
3년 동안 온라인 모임을 하면서 들었던 이야기 가운데 가장 특이한 것은 내가 가스라이팅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모임에 불만을 가진 사람이 나를 비난하는 장문의 글을 용감무상하게도 페북에 썼던 일이 있었다. 그래서 가스라이팅에 대하여 인터넷에서 서치를 해보았더니 대부분이 피해자에 관한 내용이었고 가해자에 대한 내용은 찾기가 힘들었다. 가해자의 기초적인 조건으로 “의도적이든 비의도적이든 자신과 가깝고 친근한 대상을 통제하고 조작하려는 욕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그래서 내가 그럴만한 능력이 있는가 하는 것을 냉정하게 생각해 보았다
미주복음방송(사장 이영선 목사)은 지난 8월 31일, 미주복음방송 공개홀에서 오는 10월 20일(금)~21일(토) 에 ANC온누리교회에서 개최될 ‘2023 한인교회 발달장애 컨퍼런스’ 를 앞두고 설명회를 가졌다.미주복음방송과 ANC온누리교회 공동주최로 열리게 될 이번 ‘2023 한인교회 발달장애 컨퍼런스’는 ‘차세대 장애사역 리더 양성’이라는 대주제 아래, 미 주류 교회에 손꼽히는 장애인 사역 전문가들과 한인교회 장애인 전문 사역자들이 강사로 나서, 장애인 사역의 현 주소와 문제점을 진단하고, 차세대 장애 사역의 미래와 리더 양성에
한 여름 더위에도 그분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희한하게도 그렇게 뜨거운 햇빛을 온몸으로 맞으면서도 그분은 잠을 잔다. 가끔은 그 모습이 애처로워 그분을 깨우고 그늘로 좀 가시라고 말하는 할머니들이 나타난다. 나는 그렇게 주무시는 분에게 다가가 그분을 깨우고 돈을 드린다. 그런 와중에도 액수를 확인하고는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돈을 옷 속 깊은 곳에 소중하게 갈무리한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그분이 보이질 않는다. 아마도 그 앞 가게에서 신고를 했을 것이다.산에서 노숙을 하는 분도 그랬지만 산에서는 자리를 얼마든지 옮길 수 있었다. 그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예장통합)가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제108회 총회를 명성교회에서 열기로 해 논란이 이는 가운데 반대 목소리가 날로 높아가는 양상이다. 이 와중에 태봉교회 당회원 일동은 주일인 3일 입장문을 내고 명성교회 세습이 부당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태봉교회는 서울동남노회 노회장을 지내면서 명성교회 세습 반대에 앞장섰던 김수원 목사가 시무하는 교회다. 담임목사와 당회원 일동이 한 뜻을 모아 교단 현안에 대해 입장을 내는 건 이례적이다. 태봉교회 당회원 일동은 입장문에서 먼저 "총회 신사참배가 그랬던 것처럼 명성 세습도
버닝 맨(Burning Man) 축제는 1986년 6월 22일 샌프란시스코 베이커 비치에서 래리 하비(지난 2018년 70세의 나이로 별세)와 제리 제임스가 주최한 소규모 행사로 시작되었다. 래리는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그냥 모여서 인간(a man)을 태우자”며 시작한 행사라고 생전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이후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으로 옮겨 8월 마지막 월요일에서 시작해서 노동절에 끝나는 연례 행사로 굳어졌다. 코비드사태로 중지되었던 버닝맨이 올해 다시 시작하면서 약 10만명 이상이 참석하며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미국의 국영
# 관동 대지진 100년, 일본 교회는 ‘반일(反日)'을 걱정한다## 반일은 불령선인의 또 다른 말#도쿄를 동서남북에서 둘러싸듯 있는 관동(표기법상 간토가 맞지만 이 글에서는 관동으로 통일한다)지방에 진도 7.9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1923년 9월 1일(토) 오전 11시 58분. 이 지진으로 10만명 이상이 사망 실종됐다. 조선인 피해자는 6천명이 넘는데 지진으로 인한 사망도 있지만 일본 자경단에 의해 학살당한 사람이 더 많았다.참으로 빨랐다. 같은 날 오후 3시부터 조선인이 방화하고 우물에 독을 탔다는 유언비어가 돌았고 그날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