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가 동유럽을 점령하자 동유럽의 국가에서도 유대인에 대한 핍박이 시작되었다. 루마니아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유대인을 팔레스타인으로 이주시켜 준다는 광고가 마침 지역 신문에 실렸다. 배의 이름은 스트루마(Struma)호, 스트루마는 동유럽을 흐르는 강의 이름이기도 했다.최고급 여객선으로 팔레스타인으로 ‘모신다는’ 는 배는 화려했다. 문제는 1000달러라는 높은 비용이었다. 당시 화폐 기준으로 1000달러면 상상하기 어려운 금액일 것이다. 일부 유대인들은 아내와 아이들만 승선시키든지, 다른 유대인 가정에 아이들만 맡기는 형태로 이산 가
‘일본을 폭파한 일본인’. 지난 2011년 권혁태 성공회 교수가 ‘한겨레 21’에 실은 글의 제목이다. 이 칼럼은 급진단체 ‘동아시아 반일 무장 전선’을 소개하는 글인데 이들 단체 회원들은 일본의 제국주의 잔재인 여러 조형물이나 건축물을 폭파하면서 유명해졌다. 1974년 8월 30일 미쓰비시 중공업 도쿄 본사에 폭탄테러를 감행함으로써 8명이 사망하고 376명이 부상당했다. 1974 년 8월 14일, 히로히토 천황이 타고 가던 열차가 지나는 철교의 폭파 미수 사건, 1975년 4월 도쿄 긴자에 있던 ‘한국산업경제연구소’ 출입문에 사제
콜로니아 디그니다드(Colonia Dignidad)라는 칠레의 신흥 종파가 있다. 영어로 하면 Colony Dignity, 우리말로 하면 존엄의 식민지다. 쓰라린 식민지 경험을 갖고 있는 우리에게는 불편한 단어이지만 스텐리 하우어 워스의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 영어 제목에도 식민지가 들어가 있다. 그러므로 콜로니아 디그니다드는 ‘존엄이 지배하는 외국인 공동체’라고 번역하는 편이 나을 듯 하다. 왜냐하면 칠레에 존재하던 독일인 신앙 종파의 이름이기 때문이다.독일 출신의 교주 폴 쉐퍼는 2차 대전 중 위생병도 아닌 시신을 들것에
지난 16일(한국시간) 서울 서초구 소재 서이초등학교에서 1학년 담임교사가 학부모 갑질에 시달리다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 이후 학부모들이 교사들의 학생지도에 지나치게 개입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봇물 터지듯 터져 나오는 중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 정부 주도로 학생인권조례를 폐지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와 논란을 증폭시키고 있다. 우선 기자는 27일(한국시간) 오전 비극이 발생한 서이초교를 찾았다. 학교 주변은 숨진 교사를 추모하기 위해 전국에서 보낸 근조화환이 빼곡하게 놓여 있다. 그리고 학교 담벼락엔 추모객
제주4.3 당시 사건 초기 진압 명령권자였던 조병옥 경무부장(1894~1960)의 과거 행적 논란이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다. 발단은 천안시가 태조산 보훈공원 정비사업을 벌이면서 조병옥의 행적을 기리는 조형물을 설치하면서다. 조병옥은 1894년 8월 천안 병천에서 출생해 1960년 2월 미국에서 숨을 거둔 조병옥은 일제 강점기 흥사단·신간회 결성에 참여했고, 신간회에선 간사로 활동했다. 이에 1929년 신간회에서 민중대회 개최를 준비하다가 일본 경찰에 체포돼 3년간 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조병옥은 개신교와도 관련이 깊다. 조병옥은
10.29 이태원 참사가 사고 발생 4개월을 향해 간다. 그간 시민분향소가 마련됐고, ‘10.29 이태원참사시민대책회의’·‘10.29참사유가족협의회’가 꾸려져 세 차례의 시민추모제가 열렸다. 그리고 국회에선 국정조사가 실시됐다.하지만 현 시점까지 무엇 하나 뚜렷하게 드러난 건 없다. 국회 국정조사는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일부 의원들의 돌출 발언이 불거지면서 정쟁으로 흐르는 모양새다. 참사 유가족은 절규하며 진상규명을 바라고 있지만, 이 같은 간절한 바람이 이뤄질지 불투명하다. 이번 참사로 막내 동생을 잃은 오선영 씨도 진상규명을 바
“봄이 오는 신호가 보이면 어김없이 너희들 생각이 나. 벚꽃잎이 흩날리면 그곳에 좋아하던 모습이 떠올라. 근데 요즘 벚꽃을 보면 좀 힘들어지는 거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 그저 피고 지는 것이 아름답기만 한 꽃이었는데, 왜 이렇게 되었을까.”올해 스물여섯이 된 장애진 씨는 벚꽃이 흐드러질 때마다 가슴이 먹먹하다. 너희도 살았다면 나처럼 성인이 되어 대학 생활도 즐겼을 테고, 시리게 아름다운 이 무렵이면 사진도 찍으며 좋아했을 텐데. 원래 유아교육과에 진학하려고 했던 그는, 그날 그 사건 이후로 응급구조사가 되기로 마음을 바꿨다.201
정말 가고 싶던 회사의 면접에서 죽을 쑨 날, 친구는 나에게 “다 잘될 거야”라고 했다. 그런다고 죽이 밥이 되지 않을 것은 알았기에 하등의 위안이 되지 않았으나, 그 친구가 나를 생각하고 잘되기를 바라마지 않는 그 바람은 전달이 되었다.스컬과 김디지가 지난 4월, ‘Everything will be O.K.’라는 곡을 발표했다. 이 곡은 미얀마의 군부독재의 폭력에 저항하며 민주화 운동을 벌이고 있는 미얀마 국민을 응원하기 위한 것인데, 제목만 보고는 얼핏 위로가 될까 싶었다. 사실 “잘 풀릴 거야”,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거야”
이제 곧 죽을 것이라는 걸 안다면, 마지막으로 무슨 노래를 듣고 싶은가. 시인을 꿈꾸었지만 탈옥수가 되어 버린 서른 중반의 한 청년은 유리 조각으로 자기의 목을 찌르기 전에, 이 노래를 틀어 달라고 요청한다. 경찰과 인질과 인질범이 서로 대치하는 상황에서, 특공대와 경찰 천여 명과 기자들로 둘러싸인 한 가정집, 총소리가 들리며 생사가 오가는 그곳에 비지스(Bee Gees)의 ‘홀리데이’(Holiday)가 배경음악처럼 깔렸고, 1988년 가을 당시에 온 국민은 텔레비전 생중계로 이 음악을 함께 들었다. 비지스의 ‘홀리데이’는 그 제목
#Am I next?여행자로서 느낀 불편함 정도로도 부들부들 떨렸다. 잘못한 것 없이 몸 둘 바를 몰랐다. 유럽의 어느 시골에서, 동양인을 처음 보는 모양인지, 사람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눈으로 훑는다든지, 미국의 거리를 걷고 있는데 캣 콜링을 하며 웃어댄다든지. 사소하다면 사소한 그런 사건들에서 느낀 불쾌함도 쉬 떨쳐지지 않았다. “참을 만큼 참았다.”, “적당히 좀 해.”, “그만 좀 해.” 그들이 든 피켓 문구(“Enough is enough”)를 보니 겹겹이 쌓인 시간 속에서 분노가 누적되다가 드디어 터진 것 같았다. “St